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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역아마존 효과





일부 자영업자들이 배달 앱의 수수료 인상에 항의해 이달 22일을 ‘가격 현실화의 날’로 정하고 음식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국내 최대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배민)이 9일부터 중개 수수료를 기존의 6.8%에서 9.8%(부가가치세 포함 10.8%)로 기존보다 3%포인트나 올린 게 도화선이 됐다. 나머지 3대 배달 앱인 쿠팡이츠와 요기요는 이미 각각 9.8%, 9.7%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배달 플랫폼이 외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외식 물가 상승과 기대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때 ‘아마존 효과’라는 신조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유통 단계 축소, 가격 비교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싼 가격에 물품을 구매하도록 해 물가 상승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역(逆)아마존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배달 앱, 쇼핑 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은 초기 출혈경쟁을 거쳐 경쟁자를 고사시키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면 수수료를 대폭 올리고 있다. 이른바 ‘록인(lock-in) 전략’이다. 배민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모회사인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는 지난해 영업이익 6998억 원 가운데 4127억 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온라인 앱의 횡포에도 소비자들과 자영업자들의 선택권은 줄어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만들었던 공공 배달 앱은 서비스 품질이 낮고 입점 업체가 적어 외면받고 있다. 정부가 내년부터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배달비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혈세로 배달 앱의 배만 불릴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미국·캐나다의 일부 주(州)처럼 ‘수수료 한도제’를 도입하는 것은 민간의 가격 결정권을 흔들 수 있어 법제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역아마존 효과를 막으려면 근본 원인인 독과점 구조를 허물어야 한다.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 행위에 철퇴를 내리고 시장 경쟁을 활성화해 새로운 혁신 기업들을 발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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