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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배추·金무 막아라"…농산물 가격 안정에 3400억 소진

이상기후 탓에 농산물 가격 폭등

물가 안정에 3384억 이상 집행

적기대응 빠진 '땜질 처방' 급급

시민들이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배추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이상기후로 폭등한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가 쏟아붓는 돈이 3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도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의 수급 불안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물가 대응을 위한 정부의 예산 소요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가 올해 농산물 가격 긴급 대응을 위해 사용한 예산은 현재까지 최소 3384억 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배추 가격 강세도 이어지고 있어 물가 대응에 소요되는 예산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농식품부는 올해 설 성수기 고물가 대응을 위해 690억 원을 투입해 농축산물 할인 행사를 지원한 바 있다. 이후 3월 사과를 비롯한 과실류 가격이 폭등하자 농축산물 납품 단가 인하와 할인 지원에 434억 원을 투입했다. 물가가 잡히지 않자 여기에 1500억 원 규모의 긴급 농축산물 가격 안정 자금까지 더해 물가 관리에 나섰다.

과실류 가격이 안정세를 찾자 이번에는 여름철 폭우와 폭염으로 가을철 채소류 가격이 급등했다. 배추 한 포기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달 27일 9963원으로 1만 원에 육박했다. 이달 7일 기준으로는 8794원을 기록하면서 8000원대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가격인 6937원에 비하면 26.77% 높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올 추석 7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할인 지원에 나섰고 10월에도 배추 가격 안정을 위한 재정 투입을 지속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8월 29일부터 10월 9일까지 시행되는 할인 지원에는 일주일에 10억 원가량의 예산이 소요된다. 약 6주간 지속되는 점을 고려하면 60억 원가량이 할인 지원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배추 공급 확대를 위해 수입 업체에 대한 배추 운송비 지원도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운송비 지원을 위해서는 6억 원 규모의 예산이 할당돼 있다”고 밝혔다. 생육 관리 지원을 위한 예산은 아직 지방자치단체별로 집계 중인 만큼 정부의 가격 대응에 투입되는 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제적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수확철에 물가를 억누르는 정책은 재정도 투입되고 재정 정책의 왜곡 현상이 나타날 뿐 아니라 국민적 낭비일 수 있다”며 “사전에 적기 대응을 해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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