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한 박현경(24·한국토지신탁)은 당시 최종 라운드 16번 홀(파5)에서 안도의 한숨을 두 번 내쉬었다. 물을 넘기는 세 번째 샷으로 핀을 곧장 노려 3m 거리에 붙였다. 이어진 버디 퍼트는 볼이 홀 앞에서 잠시 멈춘 뒤 물방울이 ‘똑’하고 떨어지듯 홀 안으로 떨어졌다. TV 중계에 잡힌 박현경은 두 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24일부터 나흘간 경기 용인의 88CC 서코스(파72)에서 펼쳐지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덕신EPC·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10억 원) 개막을 앞두고 만난 박현경은 16번 홀이 승부처였다고 돌아봤다. “16번 홀이 연장까지 갈 수 있게 해준 홀이었다”며 “‘내가 이렇게 과감했었나’라고 생각할 만큼 공격적인 세 번째 샷이었다. 버디 퍼트도 물방울 퍼트였다. 조금만 짧았으면 또 우승을 놓쳤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박현경은 이소영(27·롯데)을 2차 연장전 끝에 물리치고 통산 4승째를 달성했다. 통산 3승 뒤 준우승만 아홉 번 하다 서경 클래식에서 2년 6개월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올 시즌에는 상반기에만 3승을 거두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가 ‘서경퀸’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2020·2021년 KLPGA 챔피언십 2연패에 이은 생애 두 번째 타이틀 방어 도전이다.
박현경은 “오랜 기간 우승이 없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서경 클래식 우승으로 떨칠 수 있었다”면서 “지금은 정말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샷감이나 기술적인 부분이 스스로 만족할 수준까지는 아니다. 자신감도 올 시즌 초만큼은 올라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우승을 원한다고 얻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번 대회 목표는 2연패라기보다 경쟁의식을 끝까지 놓지 않고 매 라운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현경이 욕심을 드러낸 타이틀도 있다. 오래전부터 가장 갖고 싶어 하던 대상(MVP)이다. 대상 포인트 1위 윤이나(506점)와 19점 차 2위(487점)인 그는 “대상 하나만 욕심이 많이 난다. 앞으로 남은 한 경기, 한 경기가 다 중요할 것 같다. 대상을 타면 다승왕이나 상금왕은 당연히 따라오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현재 그는 시즌 3승으로 박지영·이예원·배소현과 함께 다승 공동 1위, 상금은 1위 윤이나보다 6468만 원 적은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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