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가 6일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과 오찬 회동을 갖고 반(反)이재명 ‘빅텐트’ 결성을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섰다. 이날 한 후보는 관훈 토론회를 마친 후 곧바로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이 상임고문을 만나 개헌을 연결 고리로 연대하기로 했다. 다만 이 상임고문은 “대선 출마 준비는 계속하겠다”며 단일화 여부와 시기 등에는 여지를 뒀다.
한 후보는 이 상임고문과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나 “이 상임고문께서 우리나라의 정상화를 위해, 헌정 질서의 무력화를 막기 위해 개헌 연대에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주시기로 했다”고 말했다. 회동을 예정보다 10분가량 일찍 마무리한 데 대해 “너무나도 생각이 같아 모든 합의가 빨리 이뤄졌다”며 미소 짓기도 했다.
이 상임고문은 “민주주의, 국가 체제의 위기가 심화되는 현실 앞에서 대한민국이 ‘악마의 계곡’을 넘어 새로운 희망이 움트는 제7공화국으로 가도록 개헌 연대를 구축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동참 배경을 설명했다.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 이후에 더불어민주당의 사법부 파괴 움직임을 보며 민주주의, 나아가 국가체제 자체에 심각한 위기가 닥치고 있다고 직감했다”며 “그래서 한 후보께 급히 뵙자고 연락을 드렸다”고도 말했다.
이 상임고문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광폭한 사법부 파괴에 아무런 제어장치가 없어 대한민국을 괴물 국가로 전락시킬 수 있다”며 강력히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에도 “미친 비상계엄과 대통령 파면에 제대로 반성과 사죄 없이 오만과 안일로 회귀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이번 대선은 개헌을 통해 정상 국가로 가느냐, 입법 폭주를 통해 괴물 국가로 가느냐의 대결”이라며 “한 후보와 저는 정상 국가로 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대선 출마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며 “출마 준비는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양측은 대통령과 책임총리가 권한을 나누는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을 개헌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 상임고문은 “내각제는 국민들의 동의가 부족하다 판단된다”며 “한 후보도 대통령제를 유지하되 그 권력을 책임총리와 분산한다는 개헌안을 존중한다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한 후보는 이 상임고문과의 회동에 이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한 후보는 단일화와 개헌 연대 등에 관해 김 전 위원장의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출마 선언 이후 한 후보는 진보 진영 원로인 정대철 헌정회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을 잇따라 만나 개헌 빅텐트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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