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골드만삭스자산운용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펀드 운용부터 직원 교류까지 포괄적 협업을 추진한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강조해온 ‘글로벌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국내 투자자들에게 경쟁력 있는 금융 상품 공급을 확대해가기 위한 발걸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골드만삭스 본사에서 김 사장과 존 월드론 골드만삭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전략적 협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의 자산운용 계열사로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 3조 1700억 달러(약 4400조 원)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국내 금융사가 골드만삭스와 이 같은 MOU를 체결한 것은 한국투자증권이 처음이다. ★본지 3월 11일자 21면 참조
이번 협약에는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펀드 소싱과 시장 분석 자료 공유, 직원 간 교류 활성화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략적 협력이 포함됐다. 전통적인 금융 상품부터 대체 상품까지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펀드를 국내에 판매하는 것 뿐만 아니라 투자전략그룹의 시장 전망 자료를 활용한 리서치 자료를 투자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로날드 리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아태지역 고객솔루션그룹 공동대표는 “한국은 골드만삭스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한국투자증권의 전문성과 판매망이 골드만삭스의 투자역량 및 리스크관리 체계와 결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김 사장 취임 이후 전사 차원에서 ‘글로벌화’에 주력하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압도적 차별화 전략’을 강조하면서 가장 먼저 글로벌화를 꼽았다. 지난달 말에는 골드만삭스 공모 펀드에 50% 이상 투자해 예상 배당률 연 7.5% 수준의 상품인 ‘한국투자 Global Strategic 멀티인컴 펀드’를 출시해 펀드 설정 일주일 만에 약 1700억 원을 판매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올 2월에는 영국의 자산운용사 맨그룹, 얼라이언스번스타인(AB)자산운용과 금융 상품 개발 방향 등을 함께 논의했다. 이 모든 건 차별화된 상품 공급 전략을 수립해 개인 고객의 금융 상품 잔고를 늘려나가겠다는 김 사장의 구상에서 시작됐다.
한국투자증권의 글로벌화는 지난해 글로벌 IB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본격화됐다. 특히 세계 3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그룹과 업무협약(MOU)을 통해 다양한 금융 상품을 확보했고, 스티펄 파이낸셜과는 뉴욕에 조인트벤처 ‘SF 크레딧 파트너스’를 설립해 현지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 시장에 진출했다. 앞서 골드만삭스와는 ‘한국투자 글로벌 월지급식 골드만삭스 BDC 일반사모펀드’를 268억 원 규모로 모집하기도 했다.
이에 힘 입어 한국투자증권의 글로벌 금융상품 잔액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분기 기준 약 6조 8300억 원이던 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11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되면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전체 개인 금융상품 잔액은 총 73조 원으로 이 중 글로벌상품의 잔액이 약 16%를 차지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글로벌 상품의 비중이 10%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1년 반 사이 6%포인트가량 성장한 것이다.
김 사장은 “이번 골드만삭스와의 협력은 한국투자증권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K금융의 글로벌 기준을 새롭게 세우는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 금융상품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고객 자산 성장을 지원하고 가장 글로벌화된 아시아 1위 투자회사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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