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대회에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아 궁금증을 일으켰던 인기 선수 허인회(38·금강주택)가 금지 약물 복용에 따른 출전 정지 징계 사실을 스스로 알렸다.
허인회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로부터 ‘트라마돌’이라는 금지 약물을 복용한 혐의로 6개월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고 7일 오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밝혔다. KPGA 투어에 따르면 투어 출범 이후 도핑이 적발돼 징계를 받은 사례는 이번 허인회가 처음이다.
국가대표 출신 허인회는 2008년 KPGA 투어 데뷔 후 통산 6승을 쌓은 스타 플레이어다. 지난해에도 6월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 우승을 포함해 톱10에 열 차례 드는 등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2018년 인기상을 받았고 지난해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3위까지 올랐다.
올해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8일 시작된 KPGA 클래식까지 4개 대회에 전부 출전하지 않아 팬들의 의구심을 키웠다. 허인회는 그동안 급성 통풍 질환을 앓고 있었고 의사의 처방을 받아 진통제인 트라마돌이 포함된 약을 가끔 복용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라마돌은 2023년까지 금지 약물이 아니었지만 지난해부터는 ‘경기 기간 중’에만 금지되는 성분으로 변경됐다”면서 “제 부주의로 새롭게 변경된 사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담당 의사도 바뀐 규정을 인지하지 못하고 처방해 이런 사태가 발생하게 됐다”고 했다.
허인회는 경기력 향상이 아닌 질병 치료 목적으로 약물을 사용한 것이 인정돼 출전 정지가 1년에서 6개월로 경감됐다고 썼다. KADA 관계자는 8일 통화에서 “선수 개인적인 내용이라 어떠한 이유로 출전 정지 기간이 줄어든 것인지는 공식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1월부터 자진해 대회에 불참하면서 DP월드 투어 대회 참가도 포기했다는 허인회는 “4월 말 최종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고 아픈 것도 서러운데 제재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억울함도 컸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허인회의 출전 정지는 1월 23일 시작됐고 7월 22일까지 유효하다. 이 기간 허인회는 국내외 공식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KPGA 투어는 6월 29일 끝나는 군산CC 오픈 이후 7·8월에는 열리지 않는다. 허인회의 복귀전은 9월 KPGA 파운더스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대회 출전을 하지 못하는 동안 더 열심히 연습, 준비해서 후반기에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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