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식품의약국(FDA)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약품 자국 생산’ 강화 정책에 따라 의약품 해외 제조시설의 불시 점검을 확대한다.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셀트리온(068270) 등도 사정권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FDA는 6일(현지시간) 의료제품과 식품을 생산하는 외국 제조 시설에 대한 불시 검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인도·중국에서 시범 운영중인 ‘해외 불시 점검 파일럿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해외 제조시설이 미국 내 기업과 같은 수준의 규제 감독과 조사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제품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려는 게 표면적 목적이다. 다만 FDA의 규제 감독이 표준이 되도록 해 미국 내 의약품 제조시설 검사와 해외 검사 간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이번 FDA 발표를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의약품의 미국 내 생산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 행정 명령’의 후속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행정명령은 FDA가 외국 실사 수수료를 인상하도록 지시하고 환경보호청(EPA)이 처방약, 활성 의약품 성분 및 기타 원료를 제조하기 위해 설계된 시설 건설을 가속화하도록 지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FDA가 주문 후 90일 이내에 해외 제조 시설에 대한 정기적인 검토를 보장하는 위험 기반 검사 제도의 개선 사항을 개발하고 진전시킬 것을 촉구하고 해당 외국 시설에 대해 수행하는 연간 검사 횟수를 국가와 제조업체에 대해 자세히 공개하도록 지시하는 권한을 갖게 했다. FDA는 생산 시설을 외국에서 국내 시설로 이전하는 것을 포함해 현장 변경에 대한 요구 사항 관련 더 명확한 지침을 제공하도록 요구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마틴 마카리 FDA 국장은 “사전 통보 없는 해외 의약품 제조시설에 대한 불시 점검은 곧 시작할 계획”이라며 “미국과 해외 간의 경쟁의 장을 평준화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에 글로벌 빅파마의 의약품 생산 기지를 맡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미국 매출을 확대 중인 셀트리온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매출은 1조 1741억 원, 셀트리온의 북미 매출은 1조 453억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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