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지진 얘기가 들리니까 괜히 초조해지더라고요. 혹시 몰라서 7월로 잡았던 예약을 이번 달로 앞당겼어요” (일본 여행을 앞둔 20대 송 모 씨)
‘7월 일본 대지진설’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여행 일정을 조정하는 소비자들까지 나타나고 있다. 과학적 근거 없는 유언비어지만 날짜가 다가오며 확대·재생산되는 분위기다.
11일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여름철 일본 휴가를 예정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7월 현지 ‘난카이 해곡’ 인근에 대지진이 발생할 우려가 퍼지며 예약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사례들이 일부 발생하고 있다. 대지진설의 출처 중 하나는 2021년 간행된 일본의 인기 만화 ‘내가 본 미래 완전판’이라고 알려져 있다. 내용 중 작가 개인의 꿈에 기반해 ‘진정한 대재난이 2025년 7월에 온다’는 언급이 불안감의 진원지다. 한동안 잠잠하던 소문은 지난달 중국대사관이 “일본 여행과 유학 계획, 부동산 구매에 신중하라”는 내용을 공지하며 재점화됐다. 홍콩에서는 일본으로 향하는 항공편이 최근 급감하기도 했다.
국내 여행업계는 당장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면서도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 여행의 인기가 예년보다 시들한 상황에서 추가 악재로 작용할 위험이 있어서다. 실제 교원투어의 경우 이달 일본 여행 예약률이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환율과 물가, 항공권 가격, 경쟁 여행지의 부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아직 예약 현황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지는 않지만 소비자들 문의가 산발적으로 걸려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뜬소문에 근거해 비합리적인 소비를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현재 지진과 관련한 과학적 근거는 ‘난카이 해곡에서 향후 30년 내 거대 지진의 발생 확률이 80%’라는 연초 일본 정부 전망치가 전부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본처럼 지진 경보 시스템이 발달한 나라에서도 수십 초 전 경보가 한계”라며 “발생 며칠 전부터 예고하는 경우는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며 수개월 전 예측은 현재 기술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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