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ABS 도입 후 볼 판정시비 감소…'인간 심판' 스트레스 덜어

[스포츠·AI 결합에도 눈길]

팬 신뢰·경기 속도감 끌어올려

경기·선수 분석 데이터 제공도

인공지능(AI) 기반 투구 분석 시스템이 프로야구 중계 화면에 그래픽과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다. 사진 제공=스포츠투아이




“원래 주심을 맡기 전날에는 가족들이 말도 못 걸었어요.”

박종철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심판위원은 1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심으로 경기에 나서는 긴장감이 투수로 선수 생활을 하던 시절보다도 심했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의 판정 하나가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양 팀이 상위권 순위 싸움에 놓여 있는 경우 경기 흐름까지 고려한 판정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은 더욱 커졌다. 투수들이 주로 공략하는 코스와 구질을 학습해야 하는 것은 물론 타자의 자세나 체형에 따라 다른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하는 작업도 심판의 몫이었다.

이처럼 민감했던 박 위원의 루틴을 지난해 도입된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이 바꿔 놓았다. ABS는 투수가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정확히 들어갔는지를 자동으로 판정하는 체계다. 공의 실시간 궤적은 고속 카메라와 센서가 3차원 좌표로 추적한다. 존의 상하좌우 경계에 공이 걸치면 스트라이크 여부가 표출되는 방식이다. 타석에 새 타자가 들어설 때마다 스트라이크존은 신체 조건에 맞게 자동 설정된다. 일종의 이미지 분석 툴이다.



인간 심판의 권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와 달리 이들의 직무 만족도는 도입 이후에 오히려 더 높아졌다. 판정을 둘러싼 시비가 줄어들면서다. 박 위원은 “사람이 판정할 때는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있었던 팬들의 불만 표출이 ABS 도입 이후에는 거의 없어졌다”면서 “팬들이나 선수단 입장에서는 국내 야구가 공정해졌다고 느끼는 듯하다”고 전했다. 특정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판정 성향을 지목해 비난하던 문화도 자취를 어느덧 감췄다.

프로야구 인기의 가파른 상승에도 ABS의 도입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다. 빠른 판정 시간이 경기의 속도감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실제 ABS 도입 첫해인 2024년 프로야구 관중 수는 1000만 명을 넘기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를 넘어 1200만 관중을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ABS는 인공지능(AI)과 결합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데도 활용된다. 이 밖에도 업계에서는 ABS의 무궁무진한 확장 가능성에 주목한다. 수집된 데이터가 전략 분석의 원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서다. 일부 구단에는 이미 이렇게 생성된 AI 기반 분석 서비스가 비공개로 제공되고 있다. 향후 ABS의 개발사인 스포츠투아이는 투수와 타자뿐만 아니라 수비·주자 데이터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필드추적시스템(FTS)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김봉준 스포츠투아이 대표는 “투수의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어떻게 통과했는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해 AI 기반 전략 분석이나 중계에 활용할 수 있다”면서 “ABS는 공정한 경기 운영은 물론 선수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쌓고 강약점을 분석하는 데도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 총재가 2023년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