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호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중 무역 협상 결과에 모두가 귀를 기울이고 있다. 미국이 대중(對中) 관세를 60% 이하로 낮추는 등 조치에 나설 경우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신속 집행 등 정책적 지원이 증시 호조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5월 7~9일) 코스피 지수는 전 주 대비 0.68% 오른 2577.27에 마감했다. 대체휴일을 제외하고 3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386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4167억 원, 2739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8월부터 8개월 연속 순매도 중인 외국인이 순매수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큰 폭 개선되진 않았으나 일일 변동 폭을 줄이면서 점진적이나마 회복하는 모습이다.
이번 주 증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이벤트는 미중 무역 협상 결과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첫 무역 협상에 대해 “많은 합의가 있었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10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면서 강대 강으로 맞서다가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 다만 첫 협상인 만큼 뚜렷한 성과가 나오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지수를 2480~2650포인트로 예상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유아용품 등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면제를 검토 중이고 중국도 일부 미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할 예정”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선제적인 관세 인하는 없다고 못 박으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갈등 해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2019년 5월처럼 협상과 결렬이 반복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13일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5일 4월 소매판매 및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주요 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4월 이후 시행된 보편관세와 품목관세가 미국 물가에 반영됐는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며 “무역협상 불확실성과 경제지표의 관세 영향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단기 등락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긍정적인 요인은 국내 추경 집행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는 이달 1일 본회의를 통해 13조 8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했고 정부는 7일 전체 추경 중 12조 원을 신속 집행 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전체 추경 예산의 70%를 3개월 안에 집행하기로 한 만큼 내수 경기 회복 기대감에 유통이나 음식료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정부 출범 이후인 하반기에는 경기 부양을 위한 추경 편성 가능성이 높고 그 규모는 시장 예상을 상회할 수도 있다”며 “당분간 관세정책 협상의 진전 여부와 국내 정치 불확실성 국면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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