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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송현] 지구 미래 지키는 보루, 백두대간 시드볼트

심상택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이사장

심상택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이사장




매년 5월 22일은 유엔이 지정한 ‘국제생물다양성의 날’이다. 기후변화, 서식지 파괴, 외래종 침입 등으로 지구 생물다양성의 위기가 심화되는 이때 우리는 생명의 다양성과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종자 보전'이다. 종자는 단순한 씨앗이 아니라 인류 생존과 지구 생태계 회복의 핵심 자산이다.

종자 보전을 위한 시설에는 ‘시드뱅크(seed bank)’와 ‘시드볼트(seed vault)’가 있는데, 목적과 운영방식에 뚜렷한 차이가 있다. 시드뱅크가 종자를 단기 또는 중기적으로 보전하며 현재와 미래의 활용을 위한 도서관과 같다면 시드볼트는 장기보전이 주 목적이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안전금고와 같다고 비유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에는 두 개의 시드볼트가 있다. 하나는 북극권 인근의 노르웨이 스발바르 시드볼트이며 다른 하나는 바로 대한민국 봉화에 위치한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다. 스발바르가 주로 식량자원을 중심으로 한 농작물 종자의 보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백두대간 시드볼트는 야생식물 종자의 보전을 핵심 사명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 역할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운영하고 있는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는 지구 생태계의 다양성과 회복력을 담보할 '생명의 금고'라 할 수 있다. 이 시설은 현재 총 6028종, 28만 908점의 종자를 보전하고 있는데, 2050년까지 전 세계 야생식물종의 30% 이상을 보전한다는 대담한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국제사회와 공유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비전을 상징하기 위해 5월 30일을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의 날’로 지정했는데 2050년의 ‘5’와 30%의 ‘30’을 모티브로 했다.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는 단순한 저장 시설에 머물지 않는다. 세계 최대의 식물보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국제식물원보전연맹(BGCI), 생물다양성 보전의 국제 규범을 제시하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그리고 유엔개발계획(UNDP) 등 다양한 국제기구들과 협력하며 재해와 재난에 대비한 글로벌 종자안전망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개도국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와 함께 진행중인 종자 수집·처리·저장 관련 교육은 과학기술의 공유를 통한 국제 연대의 모범이라 할 만하다. 또 국가 간 양자협정을 확대해 다양한 식물종의 안정적 보전을 가능케 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고 장기보전과 재생을 위한 공동연구는 인류의 미래 식물자원을 위한 전략적 자산이 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생물다양성을 단순한 자연보호의 대상이 아닌,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절대적 가치로 인식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는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국이 세계적인 생물다양성 보전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을 제공한다. 5월 22일 국제생물다양성의 날과 5월 30일 시드볼트의 날 사이의 이 한 주는, 생명의 씨앗을 지키기 위한 국제적 연대와 노력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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