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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 성장률 1.6→0.8%"…美관세·내수 부진에 반토막[Pick코노미]

■정부기관 첫 '0%대 성장률' 경고

대내외 불확실성↑…소비·투자·수출 모두 부진

韓 0%대 성장률 1960년대 이후 4번 뿐

KDI "추경은 신중해야…금리 추가 인하 필요"

김지연(왼쪽)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상반기 KDI 경제전망 발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규철 경제전망실장.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주요 해외 투자은행(IB)들이 0%대의 전망치를 내놓은 적은 있지만 정부 기관이 성장률을 0%대로 끌어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국내 경제에 상하방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14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GDP 증가율을 상반기 0.3%, 하반기 1.3%로 각각 전망했다. 연간으로 따지면 0.8% 성장에 그친다. 이는 KDI가 올해 2월 발표한 전망치 1.6%에서 석 달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관세 등 대외 충격의 영향이 대략 0.5%포인트, 대내 충격이 0.3%포인트로 산출됐다”면서 “2월에는 4월에 관세 인상이 본격화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망치는 미국이 중국에 30%,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나머지 국가에는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전제로 산출됐다.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 품목관세는 현행 수준이 유지된다고 가정했다.

KDI는 GDP 수준을 결정하는 소비·투자·수출이 모두 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소비 증가율은 1.4% 늘지만 총고정투자는 0.9% 감소하고 그중에서도 건설투자는 4.2%나 급감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건설투자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건설 업체 재무 건전성이 추가로 악화하면 공사 진행에 차질이 발생해 건설투자 회복이 더욱 늦어질 수 있다.

내수 회복 역시 더디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소비자 심리가 지난해 말 급락한 후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숙박·음식, 예술·스포츠 등 서비스 소비와 밀접한 부문의 생산이 감소하면서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14일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최인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도 “무엇보다 내수 경기가 너무 안 좋은 상황”이라며 “관세가 높아졌고 경제적·정치적으로 불안하니 돈을 덜 쓰는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라 수출 둔화세 또한 이어지고 있다. KDI는 총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7.0%에서 올해 0.3%로 대폭 축소되고 상품 수출은 0.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총수입은 0.8% 증가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 990억 달러에서 올해 920억 달러로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고용시장 위축도 본격화하고 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16만 명에서 올해 9만 명, 내년 7만 명 수준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올해 성장률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이 한국의 자동차에 매긴 25%의 관세와 기본 관세 10%가 낮아진다면 성장률은 0.8%보다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현재 관세가 매겨지지 않은 반도체 등에 관세가 부과된다거나 관세 부과 유예가 종료되고 다시 관세가 부과된다면 성장률이 0.8%를 밑돌 가능성도 있다.

0%대 성장률은 한국 경제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1960년 이후 우리나라의 연간 성장률이 1.0% 미만을 기록한 것은 △1980년 오일쇼크(-1.5%) △1998년 IMF 외환위기(-4.9%)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0.8%)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0.7%) 등 네 차례뿐이었다.

해외 기관들의 전망치는 더 어둡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0.7%), 캐피털이코노믹스(0.9%), JP모건(0.5%) 등은 줄줄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대로 예측한 바 있다. 한국은행 역시 이달 29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전망치를 0%대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

KDI는 이 같은 암울한 전망에도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추가적인 재정지출은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잠재성장률 하락에 따른 세입 여건 악화와 국민연금 지급 보장 법제화 등 상황을 고려해 재정 건전성을 사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완화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접근했다.

정 실장은 “향후 경제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는 것이 아니라면 추경 편성 등 재정 투입은 신중해야 한다”며 “금리의 경우 올해 추가적인 인하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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