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다음 정부의 명칭은 ‘국민주권정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를 이어받는 민주 정부가 되겠다는 의미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순천 유세에서 “다음 정부의 이름을 어떻게 지을까 많은 분들이 고민한다”면서 “그 정부의 상징을 저는 국민주권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주권정부”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다음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주권주의를 관철하되 국민 통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자. 앞으로의 정치는 그렇게 만들자”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영남과 호남을 넘나드는 일정을 소화하며 ‘통합’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의 집토끼를 지키면서 험지 영남에서는 산토끼를 최대한 확보하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전략에 돌입한 셈이다. 이 후보 스스로 이번 대선을 박빙 승부로 내다본 만큼 거듭 몸을 낮추면서 지지층을 끌어모으겠다는 구상이다.
전남 광양 유세에서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일곱 차례나 언급하며 “이순신 장군을 여러 면에서 배우려고 노력하는데 그중 하나가 철저히 준비해서 이길 수 있을 때 반드시 이긴다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은) ‘조선 수군이 지는 날이 조선이 지는 날이 된다’는 절박함 때문에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싸워 이겼다”고 강조했다. 또 “이 분이 백성의 지혜를 많이 빌렸다. 요즘 말로 국민들의 집단지성을 활용한 것”이라며 “저는 행정을 할 때도 국민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자고 얘기한다”고 부연했다.
이 후보는 “경상도를 가니 거기도 힘들어 죽으려고 한다. 우리가 왜 경상도 전라도 나눠서 싸워야 하냐”면서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의 피해자인 것은 마찬가지인데 왜 국민들이 편을 나눠 싸워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면서 국민 통합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경남 하동에서는 영호남 청년들과 ‘동서 화합’을 주제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영호남 화합의 상징 노래인 ‘화개장터’를 부르기도 했다.
이 후보가 텃밭 호남에서도 낮은 자세를 강조한 배경에는 지난 대선에서의 아쉬웠던 기억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년 전 윤석열 전 대통령은 호남에서 ‘광주 복합 쇼핑몰 유치’ 공약을 앞세워 12.86%의 득표율을 얻었다. ‘87년 체제’ 이후 보수 진영 후보 중에서는 가장 높은 득표율로, 이 후보로서는 ‘0.73%포인트’ 패배의 빌미를 주는 계기가 됐다. 민주당 텃밭이라고 방심했다가는 지난달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 패배처럼 민심의 매서움을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는 “지방으로 가는 기업에 대규모 세제 혜택을 주는 동시에 지방에서 시작한 기업에도 웬만한 규제를 해제해주는 등 또 다른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 발전 비전을 제시했다.
이러한 이 후보의 태도는 선대위로도 이어졌다.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후보의 개인적 경쟁력은 현저히 차이가 나지만 지지층 결집에 의한 정당 지지도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며 “이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간 양자 또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3자 대결의 격차는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김문수·이준석 ‘보수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양자와 3자 구도 모두 승리할 수 있도록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후보는 ‘스승의 날’을 맞아 △유아·초등교육의 국가 책임 강화 △초중고 시민교육 강화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 △교권 보호를 위한 ‘마음 돌봄 휴가’ 도입 등이 담긴 교육정책 공약을 공개했다. 이 후보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웃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정책과 제도로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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