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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이 PB 갖도록…자산관리 '빈익빈 부익부' 없앨 것"

■이재근 카카오페이 마이데이터전략팀장 인터뷰

국내 최초 마이데이터 가입자 2000만 명 돌파

카카오톡 등 카카오 기반 네트워크 효과 강점

대안신용평가·광고 비즈니스 등 확장 가능성도

이재근 카카오페이 마이데이터전략팀장이 최근 경기도 성남 카카오페이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카카오페이




업계 최초 가입자 2000만 명. 카카오페이가 마이데이터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여 만에 이룬 성과다.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가입할 수 있는 만 19세~64세 생산가능인구 3명 중 2명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셈이다. 고객 기반을 다진 카카오페이의 최종 목표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전 국민이 각자의 프라이빗뱅커(PB)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재근 카카오페이 마이데이터전략팀장은 최근 경기도 성남 카카오페이 본사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소 수억 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극소수에게 제공되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전 국민이 받을 수 있도록 해 자산관리의 ‘빈익빈 부익부’를 없애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마이데이터란 개인이 금융회사 등에 있는 자신의 금융정보 등을 다른 기업·기관으로 제공되도록 허락해 통합 관리될 수 있게끔 하는 서비스다. 카카오페이는 개별 은행과 카드사·보험사·증권사에 흩어져 있는 예적금과 대출·투자 내역을 한데 모아 보여주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해준다. 카카오페이가 현재 제공 중인 △신용점수 올리기 △대출 갈아타기 △연말정산 미리 보기 등이 대표적이다.

카카오페이는 지금의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초개인화 서비스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 분석과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바탕으로 모든 이용자들이 자신만의 프라이빗뱅커(PB)를 갖도록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출시한 금융 데이터 분석∙예측 서비스 ‘금융 비서’도 이러한 목적에서 개발됐다. 금융 비서는 이용자의 자산을 분석하고 예측해 현재 필요한 정보를 먼저 챙겨주는 챗봇이다. 적금 만기가 다가오면 이에 대한 알림과 함께 만기 수령액을 더 크게 굴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거나 병원 결제 시 보험비 청구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이 팀장은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해 사용자들에게 좀 더 밀접하게 자산관리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며 “보험뿐 아니라 투자 등 모든 금융 영역을 AI 비서로 연결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카카오페이가 마이데이터를 통해 ‘전 국민이 자신만의 PB를 갖는 세상’을 꿈꾸는 것은 자산 관리가 소득이나 자산 규모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 팀장은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사회취약계층 등 자산관리가 더 절실한 보통의 사람들이 쉽고 편리하게 자산관리를 경험하고 합리적인 금융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카카오페이앱과 같은 카카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연동성과 편의성은 이러한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카카오페이만의 강력한 무기다. 이 팀장은 “카카오페이는 결제·송금부터 대출, 보험, 투자까지 국내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지는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서 압도적인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기존 마이데이터 사업이 ‘모든 자산을 한눈에 보여주는 통합 관리’에 머물렀다면 카카오페이는 미래활동을 예측하고 사용자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근 카카오페이 마이데이터전략팀장이 최근 경기도 성남 카카오페이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카카오페이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의 강점에도 카카오페이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처음부터 순조롭게 성장했던 것은 아니다. 2021년 말 서비스 시작 후 첫 1년 동안은 가입자 수가 기대만큼 빠르게 늘지 않았다. 2022년 말까지는 업계 선두 그룹과 꽤 큰 차이로 3위 정도에 머물렀다. 원인은 결국 이용자에 대한 심층적이고 입체적인 이해의 부족이었다. 이 팀장은 “문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수천 건의 비대면 피드백을 받고 수십 명과 심층 대면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며 “병원에 다녀와서 보험금을 청구하다 겪은 불편, 여러 계좌를 오가며 송금하다 느낀 불편,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한 불안함 등 사람마다 금융에 대한 고민과 해결하고 싶은 페인 포인트(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지점)이 다양하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카카오페이는 사용자의 성향이나 서비스별로 차별화된 가치, 즉 카카오페이만의 명확한 셀링 포인트(USP)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틀었다. 구체적으로는 △계좌 관리를 더 잘하고 싶은 사용자 △카드 관리와 합리적 소비 습관을 만들고 싶은 사용자 △현명한 투자 판단을 원하는 사용자 △보유 보험의 보장 내용을 제대로 알고 싶은 사용자 등 서비스별 사용자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 맞췄다.

이러한 접근법은 결국 카카오페이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가입자 수 1위로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신용점수 올리기와 대출 갈아타기, 연말정산 미리보기 등 실질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이용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업계 유일의 공동 자산관리 서비스 ‘함께하는 자산관리’와 인공지능(AI) 기반 보험 분석 서비스 등 차별화된 서비스도 내놨다. 특히 함께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는 배우자, 가족의 자산을 선택적으로 연결·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로 신혼 부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팀장은 “사용자들이 실질적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재사용률과 만족도를 끌어올렸다"며 “방대한 데이터와 AI 기술을 토대로 예측 능력을 고도화해 사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들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마이데이터 기반의 대안신용평가 모델 개발로 포용금융의 기회도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이 팀장의 생각이다. 그는 “기존 신용평가가 주로 신용거래 이력을 중심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금융 이력 부족으로 높은 신용점수를 받기 어려운 신파일러(신용거래이력부족자)와 신용점수가 높은 금융소비자들에게는 주어지는 금융 서비스 이용 기회도 간극이 발생했다”며 “결제, 선물하기, 송금 네트워크, 공과금, 소비 카테고리, 서비스 이용 정보 등 다양한 비금융 정보와 마이데이터를 결합한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해 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에게 금융의 기회를 열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 창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온라인 금융상품 비교·구매 트렌드가 확산되고 AI 기반의 분석·가입 패러다임이 정착한다면 광고나 데이터 비즈니스 컨설팅 등 영역에서도 다양한 기회가 나올 것이라는 게 이 팀장의 생각이다. 그는 “마이데이터의 가장 큰 가치는 파편화된 개인의 금융생활 정보를 표준화된 규격으로 한 곳에 저장하는 ‘디지털 월렛’이라는 점에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에게 ‘내게 맞는, 내게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의 광고를 적시에 노출시킬 수 있다면 사용자 눈에 거슬리던 광고도 가치있는 정보로 전환될 수 있으며 이 역시 새로운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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