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경기 침체 장기화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면서 국민 10명 중 6명이 최우선 민생 과제로 물가 안정을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주거 안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민생경제 안정을 위한 대책’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60.9%가 민생회복 1순위 과제로 ‘물가 안정’을 꼽았다고 20일 밝혔다. 이어 양질의 일자리 창출(17.6%)과 주거 안정(9.5%), 지역 경제 활성화(7.8%), 취약계층 지원 강화(3.8%) 등 순이었다.
물가 안정은 20대부터 60대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민생회복 1순위 과제로 지목됐다. 물가 안정에 대한 요구는 50대(64.9%)에서 가장 컸다. 물가 안정을 제외하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20대 이하(23.0%)와 50대(19.3%)에서 상대적으로 높았고 30대에서는 주거 안정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모두 16.9%의 응답 비율로 1위를 기록했다. 신규취업과 재취업 수요가 큰 20대와 50대, 결혼 후 주택구입 시기인 30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민생경제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서도 고물가·생활비 부담 증가가 53.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일자리 문제·고용불안(11.3%), 주거비 상승·전월세 부담 증가(10.0%), 경기 둔화·내수 위축(7.2%), 소득 정체·실질임금 감소(6.8%) 등이 뒤를 이었다.
한경협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고물가 장기화로 누적되면서 국민들의 체감 물가 수준은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우선적으로 추진할 정책에 대해서는 농축산물·생필품 가격 안정(35.9%)이 가장 많이 지적됐다. 공공요금(전기·가스·수도) 부담 경감(21.8%), 환율 변동성 완화·수입 물가 안정(17.2%), 세금 부담 완화·생활비 지원 강화(17.1%), 에너지·원자재 가격 안정(7.8%) 등의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체감 물가와 직결되는 식료품·생필품 가격 안정을 위해 농산물 수입선 다변화, 유통 구조 개선 등에 노력해야 한다”며 “민간의 일자리 창출 여력 확충으로 가계의 소득 창출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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