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빈 작가는 언어와 조각, 공간에 대한 강한 감각을 갖고 있습니다. 소멸, 존재의 개념을 역사적 상황이나 생명체에 관한 탐구와 같은 방식을 통해 다양한 매체로써 효과적으로 풀어낸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는 재료에 대한 높은 이해에 기반합니다.”
삼천리그룹 장학재단 천만장학회(이사장 박상원)의 현대미술 인재 육성 프로젝트 ‘천만아트포영(CHUNMAN ART for YOUNG)’의 2025년 최고상 천(天) 수상자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평가다. 테이트 모던 큐레이터 알빈 리(Alvin Li), 도쿄도 현대미술관 큐레이터 토모코 야부마에(Tomoko Yabumae)를 비롯한 국내외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최종 33인을 선발했다. 총 809명이 공모에 지원해 24.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로 3회째인 ‘2025 천만아트포영’ 수상전이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 노들갤러리 2관에서 6일까지 열린다.
최고상인 천(天)을 차지한 우수빈과 지(地) 수상자 박예림·임창곤, 해(海) 수상자 남경진·이아현·황보현을 비롯한 27인의 인(人) 수상자까지 총 33인이 장학금을 받았고 전시의 주인공이 되는 기회까지 얻었다.
차세대 유망 작가를 미리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대 젊은 작가들의 고민과 시대 정신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전시다. 전시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투표를 통해 참여 작가들 중 인기상 1명을 선정한다. 인기상 작가에게는 추가 장학금이 제공될 예정이다.
천만장학회는 삼천리그룹 창업주 고(故) 이장균(1920~1997) 회장의 장남인 고 이천득(1951~1987) 전 삼천리 부사장과 차남인 이만득 현 삼천리그룹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했다. 고 이천득 부사장은 홍익대 회화과에 진학할 만큼 예술적 감각이 탁월했고 다재다능했다. 삼천리에 입사한 후로는 유망 경영인으로 두각을 보였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병마로 쓰러졌고, 세상을 떠나기 2주 전이던 1987년 5월 ‘인재 육성’이라는 평소 신념을 실현하고자 동생과 함께 천만장학회를 출범했다.
천만아트포영은 2023년 시작했다. 기존 미술상 대부분이 기성 작가를 지원하는 것과 달리 미술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올해 총 1억2000만원을 포함해 지난 3년간 약 100명의 예술인재들에게 3억원 이상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전시는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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