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숙 우신피그먼트 대표는 1975년 대성사라는 안료 전문 업체에 경리로 입사했다. 3년 차이던 1977년 당시 돈으로 600만 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쓰려져 가던 회사를 인수했다. 22세라는 젊은 나이였지만 거침이 없었다. 새한미디어에서 첫 계약을 따냈고 독일 바이엘의 자회사 랑세스와의 기술협력으로 회사를 차츰 키워갔다. 지난해 매출 약 611억 원에 영업이익 57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알짜 안료 업체로 성장한 것이다.
우신피그먼트의 뒤에는 KB국민은행이 있었다. 은행이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면서 산업을 키우고 일자리를 만들어낸 사례다.
장 대표는 3일 “국민은행과의 인연은 아주 오래됐다. 40년이 넘었다”며 “폐업 위기의 안료 회사를 인수하고 내 공장을 짓겠다는 무모한 꿈까지 처음으로 믿어준 곳이 KB였다”고 밝혔다. 현재 우신피그먼트는 충남 당진시에 본사 및 공장을 갖고 있다. 장 대표 본인이 지분 100%를 소유 중이다.
장 대표는 직원들을 가족 같이 여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직원들을 굶기지 않겠다는 신념을 묵묵히 응원해준 게 KB국민은행이다. 1979년 전후부터 거래를 해왔으니 그 기간이 40년이 더 된 셈이다. 그는 지금도 KB국민은행을 ‘친정 같은 곳’이라고 말한다고 한다. 경영을 하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 은행이 도와준 셈이다. 우신피그먼트는 지난해 말 현재 국민은행에서 540만 달러(약 74억 4600만 원) 규모의 외화대출과 지급보증을 받고 있다.
장 대표와 KB국민은행의 윈윈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2009년 국민은행으로부터 가업승계 컨설팅을 받았다. 국민은행 영등포지점에서 ‘KB 와이즈 컨설팅’ 이용 제안을 받았고 은행 기업금융컨설팅 팀이 무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장 대표는 많은 중소기업이 기업 경영에 매진하다 보니 가업승계는 신경도 못 쓰는데 은행이 먼저 손을 내밀어줘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KB금융그룹의 한 관계자는 “은행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회사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커지면 은행도 주요 고객을 계속 지켜나갈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 이런 기업을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 꿈에 귀를 기울이는 금융사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KB금융은 외환위기 때 부도 위기를 맞았던 고려금속공업을 지원해 되살린 사례가 있다. KB국민은행의 도움으로 살아난 고려금속공업은 지난해 매출액 498억 원, 영업이익 28억 5900만 원을 거뒀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비 올 때 우산을 씌워주는 것이 은행이 할 일”이라며 “기업과 은행이 상생하는 경우가 많아질수록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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