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첫날인 4일 취임 선서부터 정부 인선 발표까지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전날 당선 일성으로 ‘통합’을 내세운 만큼 이날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면서 협치와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
08:07 합참의장과 통화
이 대통령의 첫 공식 일정은 군 통수권 이양에 대한 보고로 시작됐다. 이날 오전 6시 21분 임기가 개시된 이 대통령은 오전 8시 7분께 인천 계양구 자택에서 김명수 합참의장과 통화하며 군 장병들의 헌신을 치하하고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주문했다.
10:09 현충원 참배
이어 자택을 나와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주민들의 환송을 받으며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했다. 이 대통령은 자택 앞에 모인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셀카’를 찍는 등 친근하게 소통하는 면모를 부각했다. 이에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하거나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를 외치면서 박수를 보냈다.
오전 10시 9분께 현충원에 도착한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순국선열에 대한 헌화와 분향·묵념을 했다. 이 대통령은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과 함께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은 후 ‘대한민국 21대 대통령 이재명’이라는 서명을 남겼다. 앞서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올 4월 현충원을 참배했을 때도 “‘함께 사는 세상’ 국민이 행복한 나라”라고 적은 바 있는데 대통령이 되면서 국민주권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11:00 국회서 취임 선서
사실상 새 정부 출범을 선포하는 취임 선서는 오전 11시 국회 로텐더홀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5부 요인(우원식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 김형두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이주호 국무총리 직무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각 정당 및 종교계 대표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30분간 약식으로 별도의 행사 없이 취임 선서를 진행했다. 조기 대선으로 인수위원회 없이 임기가 시작되는 점을 고려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중심으로 간소하게 치러졌다. 취임 선서 역시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통합의 정신을 내세웠다. 정식 행사는 7월 17일 제헌절 기념식과 병행하기로 했다.
12:00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
이 대통령은 이날 붉은색·푸른색·흰색이 섞인 넥타이를 매고 연단에 올랐다. 이는 대선 기간 내내 강조한 통합 정치를 실현하는 모습을 드러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 낭독에 앞서 “야당 대표님들 (시간 문제로) 악수를 못 했는데, 오해하지 말아달라”며 웃으면서 말하기도 했다. 취임 선서 후에는 국회 청소 노동자와 의회 방호 직원을 별도로 만나 감사 인사를 했다.
이 대통령의 협치 행보는 우원식 국회의장 및 여야 대표와 국회 사랑재에서 진행된 오찬 회동으로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모든 것을 혼자 다 100% 취할 수 없다”며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타협할 것은 타협해 가급적 모두가 동의하는 정책으로 국민이 나은 삶을 꾸리게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을 향해 “제가 잘 모시도록 하겠다. 자주 뵙기를 바란다”며 자세를 낮추고 화합의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14:00 총리 등 첫 인사 소개
오후 2시 이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내각·대통령실 인사를 직접 소개하기 위해 언론 앞에 섰다. 국무총리 후보자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국가안보실장에 위성락 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는 강훈식 민주당 의원이, 경호처장으로는 황인권 전 육군 대장이 각각 임명됐고 ‘대통령의 입’ 대변인은 강유정 민주당 의원이 낙점됐다. 이번 인선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민에게 충직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능력·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에 우선순위를 두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새 정부 인사는 능력을 본위로 국민 통합에 중점을 두고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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