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가 지난해 말에 이어 반년 만에 또다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카드업계 수익구조가 악화하고 있는 데다 삼성카드에 순익 1위 자리까지 뺏기면서 비용 축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1968년~1979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19일부터 희망퇴직을 접수한다. 퇴직 직원에게는 월 평균 임금의 최대 30개월치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번 희망퇴직은 지난 1월 박창훈 대표가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이미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익이 나올 길이 점점 좁아지면서 비용을 줄이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달 16일 대규모 조직개편을 시행한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1968~1974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총 62명을 내보냈다. 희망퇴직 대상자를 넓히면서 적극적인 비용관리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5721억 원을 기록하면서 삼성카드(6646억 원)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1분기 순이익도 지난해 동기 대비 26.27% 줄어든 1369억 원을 기록하며 삼성카드(1844억 원)에 밀렸다.
건전성 지표도 나빠지고 있다. 1분기 말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1.61%로 1년 전(1.56%)과 직전 분기(1.51%) 대비 각각 0.05%포인트, 0.10%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5년 3분기 말(1.68%) 이후 최고치다.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등으로 최근 카드업계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경쟁사들도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KB국민카드는 2021년 11월 이후 약 3년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 현대카드도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 중 올 상반기 신입사원 선발한 곳은 현대카드와 비씨카드 단 2곳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효과가 누적되면서 카드업계가 고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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