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챗GPT’ 등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전통 검색 엔진에서 AI 검색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가운데 ‘통합 검색’을 ‘통합 에이전트’로 진화시키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12일 서울 서초구 D2SF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네이버의 향후 검색 방향성은 ‘에이전트’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범 네이버 검색 플랫폼 리더는 “생성형 AI 기술 발전으로 단순 정보 검색에서 사용자의 복합적인 요구를 해결하는 단계로 검색 외연이 확장되고 있다”며 “네이버 역시 검색·쇼핑·로컬 등을 결합해 끊김없는 AI 검색을 제공하는 통합 에이전트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AI 탭’을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AI 탭은 네이버가 올해 3월 선보인 ‘AI 브리핑’의 한 단계 진화한 버전이다. AI 탭은 AI가 사용자 맥락을 더 깊게 이해하고, 추론 과정을 통해 예약·구매·결제 등 최종 액션까지 지원한다. 예컨대 이용자가 AI 탭에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 제주도 여행 코스 짜줘”라고 명령하면 상황에 맞는 최적의 동선을 안내해주는 동시에 플레이스 에이전트가 예약·결제까지 대신 해주는 식이다. 네이버는 AI 탭을 통해 다양한 버티컬 에이전트를 선보이며 2027년에는 통합 에이전트까지 선보일 방침이다.
네이버는 이와 함께 현재 3% 수준인 AI 브리핑의 노출을 연내 2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AI 브리핑을 금융·헬스케어 등 보다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에도 접목한다. 또한 해외 문서 번역·요약, 긴 영상 핵심 요약 등 다국어 지원 및 멀티 미디어와도 결합한다. 김재엽 네이버 검색 플랫폼 리더는 “정보·쇼핑·로컬 등 각 주제별 데이터베이스(DB)와 서비스가 결합된 버티컬 검색의 강점을 살린 AI 브리핑은 다양한 에이전트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27년간 쌓아온 ‘데이터’를 통해 AI 시대에서도 살아남겠다고 강조했다. 김상범 리더는 “블로그·카페 등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로 쌓아온 데이터는 구글·오픈AI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로 나아가기 위해 해외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좋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에이전트 서비스로 녹여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창작자에게 ‘AI 뱃지’를 부여하는 ‘AI 하이라이트 프로젝트’를 가동해 양질의 데이터를 더 확보할 방침이다. 인프라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김상범 리더는 “다양한 형태의 검색 거대언어모델(LLM) 라인업을 세분화하여 구축하고, AI 검색에 필요한 콘텐츠 확보를 위한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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