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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도 태국에만 1.4조 투자…'찬밥' 된 韓 데이터센터 [View & Insight]

[K데이터센터 해외자본에 외면]

태국, 亞 데이터센터 허브로 각광

비용 부담 적고 부지 확보에 용이

한국은 전력영향평가 시범운영 등

인허가 발목 잡는 신종 규제 줄이어

국내 투자로만 AI 수요 감당 못해

정부 차원서 사업성 대폭 개선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 달 인프라 투자 전문 자회사 글로벌인프라스트럭쳐파트너스(GIP)를 통해 태국 데이터센터 사업에 10억달러(약 1조360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태국의 삼성’격인 현지 재계 1위 CP그룹과 협력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인프라이자 고부가가치 부동산인 데이터센터에 대한 글로벌 자본의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블랙록의 이번 결정은 동남아 데이터센터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올해 들어 태국은 아시아 내 새로운 데이터센터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바이트댄스의 영상 플랫폼 틱톡은 올해 3월 태국에서 5년 동안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등에 88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구글 또한 지난해 10억달러를 들여 태국 내 클라우드·AI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태국이 싱가포르에 비해 건설·운영 비용이 낮고 넓은 부지 확보가 용이해 외국인 투자 유치에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장점에 힘입어 AI 사업을 강화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이어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따지는 블랙록과 같은 대형 투자 기관까지 동남아 데이터센터 투자 대열에 합류하는 추세다.

반면 한국은 갈수록 데이터센터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신규 설립을 막는 대표적인 요인은 올해부터 시범 운영 중인 전력계통영향평가다. 이 제도는 데이터센터 등 사용전력이 10㎿(메가와트) 이상인 시설의 경우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전력을 공급하도록 한다. 이 때문에 인허가 리스크가 커지면서 올해에는 인허가 공백이 생기고 이로 인해 2029년에는 일시적으로 데이터센터 공급이 멈출 수 있다는 게 삼성증권의 전망이다. 여기에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으로 인해 지방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끌어와 수도권 내 데이터센터를 짓는 게 더욱 어려워졌다. 데이터센터에 반대하는 주민 민원 때문에 예정된 공사가 지연되기도 일쑤다.



문제는 해외 투자 유치 없이 국내 IT 업계의 데이터센터 설립만으로는 수년 후 AI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는 2027년 기준 상업용(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 전망치를 기존 75개에서 60개로 낮춰 잡았다. 통신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사 투자만으로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수요를 따라잡기 힘들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수요는 2023년 544MW에서 2027년 1850MW 규모로 연 평균 36%씩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만 몰두하지 말고 데이터센터 설립을 막는 규제 완화에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은 각종 규제로 인해 사업성이 떨어진다”면서 “토지 매입 비용 상승부터 전력 문제까지 겹쳐 올해에는 신규 데이터센터 설립이 사실상 올스톱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구하면서 한국 정부가 요청한 데이터센터 설립에는 부정적인 구글의 태도가 단순히 구글의 몽니라고만 치부할 수 있을지 곱씹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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