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인터넷서점 예스24가 해킹으로 나흘 넘게 모든 서비스를 중단한 가운데 이용자들 사이에서 돈을 주고 산 책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자책은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보기 위해 이용하는 것인데, 플랫폼 먹통으로 접근이 차단되면 굳이 전자책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예스24가 먹통이 되면서 이미 구매한 전자책도 서비스가 복구될 때까지는 열람이 불가능하다.
에스24 플래티넘 회원이라는 29세 여성 A씨는 “전자책으로 사놓은 것만 100여권이 넘는데 기기에 미리 다운을 받아놓은 4권 빼고는 아예 들춰볼 수도 없는 상황이다”라며 “그간 예스24에서 매년 100만원 이상은 써왔는데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맞을 줄은 몰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다른 서비스로 옮기고 싶어도 지금까지 결제해 놓은 전자책들과 쌓인 포인트가 아까워서 가지도 못하겠다, 제가 미처 다운받지 못한 96권 이상의 책들은 대체 어디서 보상받냐”고 했다.
전자책은 인쇄·제본 및 재고 보관 등에 필요한 비용이 들지 않아 종이책에 비해 원가가 크게 낮지만 가격은 종이책의 70~80% 정도로 많이 저렴하지 않다.
게다가 이번 사고처럼 여차하면 사라질 수 있는 위험성도 안고 있다. 돈을 주고 산 책이 갑자기 없어질 수 있는 것이다.
예스24 북클럽을 3년간 구독해왔다는 25세 여성 A씨는 “전자책이 이동하면서 보기 편하니까 꾸준히 이용해 왔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전자책은 그저 ‘데이터’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며 “책도 책이지만 이런 일이 발생하면 내가 전자책을 구매하기 위해 쓴 비용도 다 허공으로 사라지는 것이니 앞으로는 예전처럼 전자책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9일 예스24는 랜섬웨어 공격으로 시스템 제어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예스24의 고객은 20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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