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011070)이 미국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개발사인 피규어 AI에 들어갈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며 로봇용 부품 사업에 속도를 높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이 피규어 AI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될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기로 했다. 양 사는 큰 틀의 공급 협의를 마치고 물량과 가격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 최종 계약 후 실제 공급은 내년 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피규어 AI는 2022년 설립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스타트업이다. 신생 기업이지만 기업 가치가 395억 달러(약 54조 원)로 평가될 만큼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의장,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캐피털 등이 피규어 AI에 투자해 주목을 받았다. LG이노텍 역시 지난해 2월 피규어 AI에 850만 달러를 투자했다.
피규어AI 측은 올 1월 향후 4년간 휴머노이드 로봇 10만 대를 양산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은 이들 로봇에서 ‘눈’ 역할을 한다. 직립 보행을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유롭게 움직이려면 주변 환경을 인식할 수 있는 고성능 카메라가 필요하다.
이번 공급은 LG이노텍이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로봇용 카메라 모듈에서 실질적인 첫 성과여서 의미가 적지 않다. 회사는 피규어 AI뿐 아니라 현대차그룹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로봇용 부품 개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다만 이 협약은 제품 공동 개발에 관한 것으로 본격적인 제품 공급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올 주주총회 후 기자들을 만나 로봇용 부품 사업에 대해 “상당히 많은 업체와 카메라 쪽에서 협의하고 있으며 핸즈(손)나 관절 모터 부분도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고객사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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