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갈등과 경제 불확실성 등 주요 불안 요인이 큰 변동없이 이어지면서 뉴욕증시도 횡보했다. 장 초반 7월 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상승 출발했던 증시는 이란과 유럽의 협상에서 이란의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이 삼성전자 등 해외기업의 중국내 반도체 장비 유입을 과거와 달리 일일이 허가받도록 규제한다는 소식도 투자자 심리를 눌렀다.
20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5.16포인트(+0.08%) 오른 4만2206.82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3.03포인트(-0.22%) 떨어진 5967.8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98.86포인트(-0.51%) 하락한 1만9447.41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7월 금리 인하를 지지한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의 발언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다. 월러 이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7월에 이것(금리 인하)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만약 고용시장에 둔화 위험이 우려된다면 기다리지 말고 지금 해야 한다”며 “고용시장이 망가지는 걸 볼 때까지 굳이 기다렸다가 금리를 낮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음(7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데 찬성한다”며 “왜냐하면 기준금리를 낮추기 전에 일자리 시장이 무너지는 걸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할지 안 할지 2주 내 결정하겠다”며 미군의 이란 공격 개입을 유보한 점도 시장이 장 초반 상승하는 데 기여했다. 다만 이날 시간이 갈 수록 이란의 강경한 입장이 확인됐다. 이날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외무장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을 만나 회담했지만 이란 측은 우라늄 농축 권리를 계속 주장했다고 월스리트저널(WSJ)는 보도했다. 이란은 아울러 이스라엘의 공격이 중단될 때까지 이란이 미국과 핵 협상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아라그치 장관은 회담 후 “이란은 침략이 중단되고 침략자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면 다시 한번 외교를 고려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불거졌다. WSJ는 이날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생산시설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을 통제하겠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조치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에서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실제로 추진이 확정될 경우 중국에 첨단 반도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갈등의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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