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에 또 다시 편입되지 못했다. 선진국 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등재에도 실패하면서 내년 연례 평가에서 편입 여부를 재검토 받게 됐다.
MSCI는 24일(현지 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연례 시장 분류 결과를 발표하면서 현재 신흥국(EM)에 속하는 한국 지수 관련 변경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MSCI는 “한국 주식시장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조치들의 이행 및 시장 채택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3월 공매도 금지 조치가 전면 해제된 것을 두고 “최근 불법 공매도 등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금지 조항을 삭제하는 등 규제 및 기술적 개선이 이뤄졌다”면서도 “시장 활동은 회복됐지만 규정 준수에 따른 운영 부담과 갑작스러운 규제 변화의 위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 증시를 선진시장으로 잠재적으로 재분류하기 위한 협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모든 쟁점이 해결되고 시장 개혁이 완전히 시행돼야 한다”며 “시장 참가자들이 변화의 효과를 철저히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MSCI의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려면 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에 1년 이상 올라야 하지만 한국은 이번에 후보군에도 지정되지 못했다. 이에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 도전은 내년 6월로 넘어갔다. 후보군에 등재되면 오는 2027년 6월에 지수 편입이 정식 발표되고 실제 편입은 2028년 6월에 진행된다.
앞서 이달 20일 MSCI가 발표한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한국 증시는 공매도 접근성에 대한 평가가 ‘마이너스(개선필요)’에서 ‘플러스’로 상향 조정됐다. 다만 외환시장 자유화, 투자자 등록 및 계정 설정, 청산 결제, 투자 상품 가용성 등의 항목에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MSCI는 “한국 증시의 공매도 거래가 재개돼 접근성이 개선됐다”며 “(제도의)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계속해서 발전 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MSCI는 매년 전 세계 주요 증시를 △선진시장 △신흥시장 △프론티어시장 △독립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분류는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자금 규모 결정에 활용되는 만큼 수급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1992년부터 신흥시장에 편입된 후 2008년 관찰대상국에 올랐다. 하지만 시장 접근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등재가 불발됐고 결국 2014년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다.
이에 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달 주요 금융회사들과 MSCI 선진시장 편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계좌 개설 요건 완화 등 외환시장 선진화를 위한 로드맵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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