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안보 철학도 안 맞고 예산도 아깝다는 이유로 대규모로 숙청한 국가안보회의(NSC) 인력을 최근 국제 분쟁 확대를 계기로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 시간) 백악관이 최근 여러 외교·안보 위기에 직면하자 해고한 NSC 인력의 복직을 타진하고 추가 고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47년 창설된 NSC는 백악관에서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관계 부처 대응을 조율하고 대통령에게 정책 제언을 하는 사령탑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에는 인원이 400명 이상에 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기존 NSC 조직원 상당수가 자신과 외교·안보 지향점이 다른 ‘네오콘’일 수 있다는 이유로 이들을 대규모로 내보내고 수십 명만 낮겨뒀다. 네오콘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미국의 적극적인 대외 개입을 지지하는 세력으로 과거 공화당의 주류였던 이들이다.
지난달에는 미군의 친(親)이란 후티 반군 공습 기밀 언론 유출 사건을 계기로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까지 경질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주요 대외 정책 결정에 있어 NSC의 조언을 번번이 배제하고 독자적인 길을 걸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를 두고 최근 미중 갈등 격화,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중동 가자지구 분쟁 불안, 이스라엘·이란 상호 공습 충격 등이 쉬지 않고 이어지자 백악관이 NSC의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된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NSC의 한 직원은 “이번 인력 충원은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임하는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추진하는 구조조정 노력의 일환”이라고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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