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들이 가상자산을 탈취하기 위해 챗GPT 등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슬기 한국인터넷진흥원 책임연구원은 26일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열린 S2W 연례 기술 콘퍼런스 ‘SIS 2025’에서 ‘AI로 강화되는 국가 배후 공격 조직의 가상자산 탈취’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국내 가상자산 커뮤니티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포착된 자산 탈취 시도 분석 사례를 공유했다. 그는 “회원 수가 100만 명이 넘는 국내 최대 규모 비트코인 커뮤니티를 분석한 결과 공격자들이 게시글, 댓글 등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었고, 이 과정에서 AI가 활발히 활용된다”며 "이 과정에 챗GPT가 활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공격자들은 가상자산 투자자의 메일함, 클라우드 저장공간 등에 침투해 가상자산 정보 및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자산을 해커의 지갑으로 자동 전송하도록 조종하기도 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공격자가 자동화한 공격을 고도화하면 분석가도 AI로 대응하면서 고위험, 고난도의 해킹 기술을 연구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사이버 위협을 분석할 때 공격에 사용된 AI 모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신승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혼돈에서 통찰로: AI가 데이터에서 의미를 찾는 법’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고 백승국 인텔리시아 대표, 오경미 롯데멤버스 DT부문장 등이 발표했다. 서상덕 S2W 대표는 “안보와 산업을 아우르는 AI 생태계 전반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지식 공유의 기회를 계속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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