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가운데 AI 반도체에 대한 생산 세액공제 등 정책 지원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AI 반도체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서 올해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이 본격화하는 만큼 관련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에도 관심이 쏠린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AI반도체포커스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액은 519억 원으로 최근 3개월 만에 45.4% 증가했다. 국내 상장된 반도체 관련 ETF 42개의 평균 순자산액 증감률(22.3%)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2023년 10월 상장한 지 1년 8개월이 지난 상품이지만 자산이 빠르게 늘어났다. 최근 한 달 수익률도 24.0%로 양호하다.
ACE AI반도체포커스 ETF는 HBM 관련 핵심 기술력을 갖고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기업 3곳에 집중 투자한다.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SK하이닉스 비중이 27.68%로 가장 높고, HBM 제조 필수 장비인 TC본더를 생산하는 한미반도체가 26.23%를 차지한다. 삼성전자도 22.52% 비중으로 편입 중이다. 나머지 17개 종목은 반도체 관련 종목 중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을 고려해 동일 가중으로 투자한다.
기존 반도체의 3배 이상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HBM은 AI 시장과 함께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한국수출입은행은 HBM 시장 규모가 2022년 27억 달러에서 2029년 377억 달러까지 연 평균 46%씩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새 정부가 AI반도체 관련 투자에 적극적인 만큼 정책 수혜도 예상된다. 산업계에서는 100조 원 규모의 AI 투자펀드 조성을 비롯해 반도체 생산 세액공제 등 각종 정책적 지원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법인 율촌은 생산 세액공제가 도입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받을 수 있는 세제 혜택 규모가 9조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소재·부품·장비 ETF 중에선 총보수도 가장 저렴한 편이라 투자 매력이 높다는 설명이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해당 상품의 총보수는 0.30%로 국내 상장된 소부장 ETF 15개의 평균 총보수 0.44%보다 낮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올해부터 삼성전자,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3개사가 본격적으로 HBM4 양산을 시작하는 만큼 AI반도체 관련주의 긍정적인 모멘텀이 기대된다”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 흐름 외에도 대규모 투자 등 AI 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 정책의 수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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