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자신의 신작 소설을 모티브로 한 클래식 음악 공연에 직접 낭독자로 참여한다. 그의 소설 ‘키메라의 땅’을 바탕으로 한 음악극 ‘키메라의 시대’는 다음달 22일부터 열리는 제8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의 대표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힉엣눙크의 프로듀서인 강경원 세종솔로이스츠 감독과 드니 성호 기타리스트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베르베르 작가는 ‘키메라의 땅’의 내용을 프랑스어 낭독 대본으로 정리해 한국 작곡가 김택수(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 교수)에게 전달했고 그는 이를 바탕으로 총 8악장의 현대 클래식 곡을 창작했다. ‘키메라의 땅’은 제3차 세계대전 이후 동물과 인간의 유전자가 융합된 신종 생명체 ‘키메라’가 등장하는 디스토피아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프랑스에서 2023년 출간됐고 국내에서는 다음달 발간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악장 사이에 베르베르 작가가 프랑스어 낭독을 하는 식으로 무대가 꾸며진다.
베르베르 작가는 이번 무대에 대해 “문학과 클래식을 접목한 독창적인 프로젝트”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선사시대에는 이야기꾼이 모닥불 옆에서 사람들을 모아 놓고 이야기를 들려줬다”며 “현대의 이야기꾼인 작가는 컴퓨터 앞에 혼자 앉아 글을 쓰니 독자들과 소통이 없어 아쉬웠는데 이번 공연에서 독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있어 반갑다”고 말했다. 또 “목소리는 텍스트가 담을 수 없는 감동을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들의 낭독회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베르베르 작가는 글은 음악과 함께할 때 더 큰 감동을 준다고도 했다. 그는 “문학은 번역을 통해 변형될 수 있지만 음악은 언어 장벽이 없다는 점에서 보편적”이라며 “이번에 세계 초연되는 ‘키메라의 시대’는 각각의 악기가 어떤 요소를 대변하면서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키메라의 시대’는 23일 대전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전국 6개 도시에서 순회 공연된다.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은 세종솔로이스츠가 주최하는 클래식 기반의 실험적인 음악 축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