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가 대구 수성구 범어동 1번지(옛 대구MBC 부지)에 선보이는 ‘어나드 범어’의 청약 결과에 대구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이 단지는 지난달 30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일 1순위, 2일 2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합계 369건의 청약통장이 쏟아졌다. 특히 분양가 57억, 60억에 달하는 최고가 펜트하우스(226㎡P, 244㎡P)의 경우 각각 15대 1, 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되는 등 자산가 수요층이 움직였다는 평가다.
■ 시장 흐름 뒤집은 이례적 결과... 계약도 청신호 커져
이는 지난 수년 간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던 대구, 특히 대구의 대형 아파트 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흥행 결과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시장 침체기가 본격화된 2022년부터 현재까지(22.01~25.06) 약 4년 간 대구에서 공급된 85㎡ 초과 중대형 평형은 총 17개 단지, 2,389가구(50가구 이상 단지 기준)다. 이들 단지에 접수된 총 청약 건수는 단 299건(전용 85㎡이상 타입, 1순위 기준), 평균 경쟁률은 0.13:1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결과가 보여주듯이 대구 아파트 시장에서 대형, 고가 아파트의 청약은 사실상 흥행이 어렵다는 평가가 계속돼 왔다.
하지만 이처럼 전 가구가 대형으로 구성되고, 분양가가 20억 원을 호가하는 어나드 범어가 시장의 평가를 뒤집었다는 점에서 대구 시장의 반응이 뜨거워지고 있다.
대구 부동산 업계는 이번 결과가 단순히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대구 고급 주거 시장 내 숨겨진 수요층이 점차 표면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구 자산가들은 노후화된 지역 내 대형, 고급 아파트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였다”며, “이에 새로운 하이엔드 아파트의 니즈가 상당했는데, 어나드 범어는 대구 최초의 단지 내 영화관, 컨시어지 서비스, 고급 수입 마감재 등 희소성과 프라이빗함을 강조하면서 이들의 심리를 정확히 자극해 청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구 부동산 업계는 어나드 범어가 이처럼 자산가 수요를 직접적으로 움직이게 한 만큼, 다가올 계약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지의 향후 일정은 오는 8일(화)에 당첨자를 발표하고, 21일(월)부터 23일(수)까지 3일간 정당계약을 진행한다.
어나드 범어는 계약금 5%, 중도금 60% 무이자 혜택을 제공해 초기 자금 부담을 낮췄다. 또 입주지정기간도 통상 2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해 잔금 납부의 유연성까지 확보했다. 여기에 향후 입주 개시일 전까지 분양조건이 변경되더라도 기존 계약자에게 같은 조건으로 유리하게 소급 적용하는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도 제공된다.
어나드 범어는 지하 6층~지상 33층, 총 5개동 규모의 복합단지로, 이 중 아파트 604가구가 이번에 공급됐다. 전 가구는 전용 136~244㎡ 대형 평형으로 구성되며, 내년 1월 입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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