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일주일 새 두 건의 화재로 아동 4명이 숨지는 비극이 잇따르고 있다. 부모가 잠시 외출한 사이 불이 나거나 주택 내 안전장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 등이 화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3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58분께 기장군 기장읍의 한 아파트 6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6세와 8세 자매가 목숨을 잃었다. 화재는 부모가 외출한 사이 발생했고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두 자매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아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불은 35분 만에 진화됐지만 거실과 베란다가 심하게 전소됐고 주민 1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해당 아파트는 2007년 준공됐으며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 합동 감식을 통해 화재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불과 9일 전인 지난 24일에도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아파트 4층에서 불이나 7세, 10세 자매가 숨졌다. 자매 중 언니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고 병원 치료를 받던 동생도 이튿날 목숨을 잃었다.
당시 부모는 새벽 청소 일로 집을 비운 상태로, 주택 내에는 화재경보기 등 기본 안전장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불은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청은 전국 노후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긴급화재 안전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최근 기온 상승과 전력 사용 증가로 전기화재 위험도 커지고 있다”며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은 감지기·소화기 설치와 함께 외출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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