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에 보낼 특사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의 이언주 최고위원, 김우영 의원을 사실상 내정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이들은 미국이 상호관세 발효 유예 마감(8일) 직전에 발효 시점을 8월 1일로 3주가량 연기한 상황에서 관세 협상을 비롯한 한미 정상회담 등의 조율에 나선다. 정부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안보·통상 투톱을 미국에 급파한 뒤 재차 이들 미국 특사를 파견해 이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오전 1시(한국 시각)부터 무역 상대국에 상호관세 세율이 적힌 서한을 순차적으로 보내겠다고 밝힌 상태다. 특히 관세율은 9일까지 통보하더라도 실제 관세 부과는 다음 달 1일부터 발효되도록 했다. 그때까지 약 3주간 국가별로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노태우 정부 시절 경제수석을 지낸 김 전 위원장은 보수와 진보 정부를 넘나드는 정치 원로이며, 이 대통령의 측근인 김 의원은 메신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로서는 이들 특사를 통해 관세 협상, 한미 정상회담 등에 대한 ‘원샷 딜’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미 워싱턴DC에 도착한 위 실장은 특파원들과 만나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통상·무역 할 거 없이 (양국 간) 관계 전반을 다룰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들 특사가 위 실장이 귀국한 후 방미해 정상회담 일정 등에 대한 최종 조율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대통령 특사단을 14개국에 파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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