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7일 유흥식 추기경을 만나 “레오 14세 교황님을 만나 뵙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유 추기경도 이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면서 “교황님도 한국 및 새 정부와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유 추기경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2021년 교황청 장관(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국을 방문 중인 유 추기경을 용산 대통령실에서 약 40분간 접견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평화와 한반도의 안정 문제에 대해서 천주교가 각별한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시는데 그(2027년) 이전이라도 남북관계 개선에 교황청이 좀 특별한 기여나 역할을 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2027년에는 최대 10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톨릭 세계청년대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이 대통령은 “2027년 서울 가톨릭 세계청년대회가 세계 청년들 간 한반도 평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국 문화 등을 직접 체험하면서 한국을 더욱 친근하게 느끼게 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적극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유 추기경은 “사의를 표하고, 교황청으로서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 추기경은 “2027년에 레오 교황님이 한국에 오시면서 이 대통령님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함께해서 사진을 찍는 모습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기도한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유 추기경은 레오 14세 교황에게 이 대통령의 바티칸 초청 여부를 물었다며 “교황님도 물론이라고 초청하라고 저한테 말씀하셔서 교황님의 구두 초청도 전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알겠다”며 “가능하면 2027년 한국에 (교황님이) 오시기 전에 저도 교황님을 한번 찾아 알현한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교황님이 한국에)오시는 길에 북한도 한번 들러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며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에 관심도 많으신데 (어떨까 싶다)"고 밝혔다. 유 추기경 역시 레오 14세 교황이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를 통해 선출될 당시를 회상하며 "머리하고 가슴에 딱 닿는 게 (있었다.) '아 이 교황님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크게 뭐가 이뤄진다'는 느낌이 저한테 강하게 있었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교황청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에 사의를 표하는 동시에 “새 정부로서도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 조치를 통해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해 노력 중인 만큼, 교황청의 계속적인 지지와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추기경은 “레오 14세 교황님도 남북관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실 것으로 기대한다"며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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