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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삼매경'에서 부활한 '동승'…배우 지춘성 34년 만에 '도념' 연기

■국립극단 '삼매경' 17일 개막

1939년 근대극 명작 함세덕 작품에

'도념' 연기했던 배우 연대기 입혀

1991년 연극 '동승'에 출연한 지춘성 배우(왼쪽 사진)와 올해 '삼매경'에 출연하는 배우의 모습(오른쪽 사진). 사진 제공=국립극단




“선배들이 쓴 과거 희곡을 보면 오늘날 젊은 작가들이 감히 쓸 수 없는 깊이와 넓이가 있습니다. 이런 작품들을 오늘날 관객들과 만나게 해주는 일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하지만 놓치고 있는 퍼즐 중 하나가 아닐까요.”

7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단 사무실에서 만난 이철희 연출은 17일 개막하는 연극 ‘삼매경’을 기획하고 무대에 올리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연출은 전통 연극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는데 탁월한 실력을 발휘해온 극작가 겸 연출가다. 1943년 발표된 ‘맹진사댁 경사’를 다시 쓴 ‘맹’, 1980년 희곡 ‘윷놀이’를 각색한 ‘그, 윷놀이’ 등이 이미 호평을 받았다. ‘삼매경’ 역시 한국 근대극의 명작으로 꼽히는 함세덕의 1939년작 ‘동승’의 뼈대에 새 살을 입힌 창작극이다. 이 연출은 “한국 연극사의 좋은 텍스트를 왜 소환하지 않는가에 대한 아쉬움이 항상 있었다”며 “예전 작품이 가진 사람에 대한 깊이는 확실히 다르기에 자꾸 돌아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립극단 연극 '삼매경'의 이철희(왼쪽) 연출과 지춘성 배우가 7일 인터뷰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립극단




‘동승’을 원작으로 했지만 ‘삼매경’의 이야기는 새롭다. 깊은 산속에 자신을 두고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동자승 ‘도념’의 이야기인 원작에 1991년 스물 다섯 나이로 도념을 연기했던 배우 지춘성의 자전적 연대기를 덧입혔다. 이 연출은 배우의 심상과 무의식을 따라가는 것이 ‘삼매경'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품은 엄마의 부재로 그리움이 가득한 극중 도념의 내면과 34년 전 ‘동승’을 제대로 연기하지 못했다는 배우의 회한을 두 축으로 삼는다”며 “현실적인 시간 속에 배우가 품은 조각난 기억과 무의식이 엮이며 전개되는 서사가 독특한 감상을 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과 배우를 통해 각자 ‘나는 이렇게 뜨거웠던 적이 있었나’라는 생각을 한 번쯤 떠올리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극 '삼매경'의 이미지. 사진 제공=국립극단


이번 무대는 34년 전 도념을 연기해 서울연극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정점에 올랐던 배우 지춘성이 과거를 회고하는 본인 역할을 연기한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지 배우는 “책임감과 부담감, 영광스러움이 함께 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배우는 “‘동승’으로 칭찬도 많이 받았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나는 정말로 ‘도념’이 되었나 생각이 든다”면서 “어떻게 완벽하게 그 인물이 될 것인가는 배우에게 있어 언제나 화두이다. 이번에야 말로 도념이 되고자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삼매경’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1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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