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인프라코어(042670)는 최근 방위사업청과 총 923억 원 규모의 K2 전차 엔진(DV27K)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K2는 ‘흑표’로 불리는 대한민국 육군의 주력 전차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계약에 따라 올 해부터 2028년까지 방위사업청에 단계적으로 엔진을 납품한다. 약 150대 이상 분량으로 추정된다. 해당 엔진은 주요 방산국의 주력 전차 엔진과 동급 출력인 1500마력으로, 56톤급 K2를 최대 70km/h로 주행시킬 수 있다. 배기가스를 활용해 압축한 공기를 실린더 내부로 밀어 넣는 방식으로 출력과 연소 효율을 극대화했고, 진동을 줄이면서 동력을 고루 전달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동급의 고속·고출력 엔진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실전에 배치한 국가는 미국, 독일, 프랑스, 한국 등 소수에 불과하다. K2는 양산 초기 독일제 엔진을 썼으나, HD현대인프라코어가 10년에 걸친 연구 끝에 2014년 K2 엔진 개발에 성공하면서 국산화를 이뤘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19년부터 방위사업청에 K2 전차 엔진을 단독 공급하고 있다.
이번 계약부터는 SNT다이내믹스(003570)가 만든 변속기까지 탑재돼 완전 국산화된 파워팩(엔진+변속기)이 적용된다. 방산 제품을 수출할 때는 부품을 공급한 국가와도 협의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자유로워진 것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2월 1412억 원을 투자해 군산과 인천에 각각 방산·초대형 발전용 엔진, 배터리팩 공장을 착공하는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김중수 HD현대인프라코어 엔진사업본부장은 "이번 K2 전차 엔진 수주는 HD현대의 방산 기술력과 신뢰성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결과"라며 "대한민국 방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지속적인 기술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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