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년만에 전례없는 ‘7월의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설사, 구토, 복통 등을 동반한 세균성 장관감염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청이 9일 발표한 전국 200병상 이상 의료기관 210개소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장관감염증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4주간 주요 원인균인 살모넬라균과 캄필로박터균 환자가 급격히 늘었다.
살모넬라균 환자는 6월 첫째주 66명에서 6월 넷째주 127명으로, 캄필로박터균 환자는 같은 기간 58명에서 128명으로 각각 2배가량 늘었다. 이는 여름철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며 병원성 미생물 증식이 활발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장관감염증은 병원성 세균이나 바이러스, 원충에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섭취해 구토, 설사, 복통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계란액을 상온에 방치하거나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계란을 만진 후 손을 제대로 씻지 않고 식재료를 만지면 감염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관감염증을 예방하려면 껍질이 손상되지 않은 달걀을 구입해 냉장보관하고 껍질을 제거한 후에는 즉시 가열 조리할 것을 권장한다. 계란을 만진 후 반드시 손을 씻을 것도 당부했다.
캄필로박터균은 덜 익힌 육류(특히 가금류)와 비살균 유제품, 오염된 물을 섭취하면 감염될 수 있다. 생닭을 요리할 때에는 세척을 마지막에 하고 씻는 물이 다른 식재료에 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금류는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고 최하단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경련성 복통과 구토, 설사를 동반하는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도 증가하고 있다. 감시 결과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환자 수가 30.4% 늘었다.
급설 발열과 오한, 혈압 저하 증상을 동반하는 비브리오패혈증은 5월 10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추가로 2명이 발생했다.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만성 간 질환자, 당뇨병 환자, 알코올 의존자 등 기저질환자는 비브리오패혈증에 유의해야 한다. 비브리오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 감염에 의해 유발되는 세균성 감염질환으로 주로 어패류를 날 것이나 덜 익힌 상태로 섭취하거나 바닷물에 있던 균이 피부 상처를 통해 인체에 침투할 때 감염되어 피부 연조직 감염과 급성 패혈증을 일으키는 3급 법정 감염병이다
전문가들은 어패류는 섭씨 5도 이하에서 저온 보관하고, 조리 전에는 해수가 아닌 흐르는 수돗물로 깨끗이 세척할 것을 당부한다. 또 85도 이상에서 충분히 익혀 섭취하고 특히 조개류는 껍질이 열린 후에도 5분 이상 더 끓이는 것이 좋다. 만일 2명 이상이 같은 음식물(음용수 포함)을 먹은 뒤 설사나 구토 등 증상을 동시에 보인다면 가까운 보건소로 즉시 신고해야 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올해 여름은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돼 장관감염증 예방을 위해 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안전한 음식물 섭취와 올바른 손씻기 등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하며, 동일한 음식을 먹고 2인 이상에서 설사나 구토 등의 의심 증상이 발생할 경우에는 가까운 보건소에 즉시 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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