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사진)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글로벌 재계 거물들의 사교 모임인 ‘선밸리 콘퍼런스’ 행사에 참석한다. 삼성전자 실적 부진 속에 주요 고객사이자 파트너인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만남이 새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13일(현지 시간)까지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리조트에서 열리는 ‘선밸리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현지에 도착했다. ‘앨런&코 콘퍼런스’라는 정식 명칭의 이 행사는 미국 투자은행 앨런&컴퍼니가 1983년부터 매년 7월 초 비공개로 열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와 정보기술(IT) 업계 거물들을 초청하면서 ‘억만장자 사교클럽’으로도 불린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는 아마존의 앤디 제시 CEO와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 빌 게이츠 MS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이 참석한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등 주력 사업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 회장이 이번 행사를 반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이 회장이 2014년 선밸리에서 쿡 CEO를 만난 후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 이외 지역에서 스마트폰 특허소송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상무 시절인 2002년부터 매년 이 행사에 꾸준히 참석했다. 그는 구속 수감 중이던 2017년 법정에서 “선밸리는 1년 중 가장 바쁜 출장이고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 회장은 2017년부터 ‘국정농단 사건’ 수사와 재판·수감 등으로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으로 기소돼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 회장은 17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이달 말 열리는 또 다른 글로벌 CEO 사교 모임인 ‘구글 캠프’에도 올해 이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 등이 참석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구글 캠프는 구글 공동 창립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매년 여름 개최하는 행사로 이탈리아 시칠리아 남부 로코 포르테 베르두라 골프 리조트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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