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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송현] 숙박대란 해소하려면

■정승호 핸디즈 대표

관광객 급증에 숙박시설 태부족

미분양 아파트·공실 오피스텔 등

기존 자원 탄력적으로 활용해야

정승호 핸디즈 대표




2022년 여름이었다. 10월로 예정된 ‘2030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에 방탄소년단(BTS)이 참석하기로 결정되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BTS의 팬들인 ‘아미’가 10만 명 이상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부산의 숙박 인프라였다. 급증한 수요 탓에 호텔들은 최소 2배 이상 가격을 올렸고 이 가격에도 예약이 불가능해지면서 5배·10배의 가격을 부르는 숙소도 있었다.

K팝 스타의 콘서트나 대규모 국제 콘퍼런스가 개최될 때면 어김없이 ‘숙박 대란’이 펼쳐진다. 행사장 주변은 물론 지하철로 몇 정거장 떨어진 곳에 있는 숙박업소도 예약이 가득 찬다.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이들이 묵을 곳이 없다.



수요 공급 불균형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방한 관광객, 특히 개별 자유여행객들의 다양한 숙박 수요를 기존의 호텔 중심 공급 체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방한 관광객들은 더 이상 천편일률적인 호텔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현지인의 삶을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합리적인 가격에 머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숙박시설을 적극적으로 찾는다. 한때 부동산 시장의 애물단지로만 여겨졌던 ‘생활형 숙박시설’이 인기를 끄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가족이나 연인 단위로 한국을 찾아 장기 체류하는 새로운 패턴의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것이다.

현재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미분양 아파트나 공실 많은 오피스텔 역시 훌륭한 대안 숙박시설이 될 수 있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새로운 호텔을 짓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자원을 탄력적으로 활용하는 ‘유연한 발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운영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수많은 유휴 공간을 숙박시설로 전환하고 이를 개별 관광객의 수요와 연결시키는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이 지점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이 빛을 발할 수 있다. AI 기반의 시스템을 통해 예약 관리, 객실 배정, 비대면 체크인 등 여러 건물에 흩어져 있는 다수의 객실을 마치 하나의 호텔처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 특정 시점에 폭증하는 숙박 수요를 AI가 예측해 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절하고 유휴 객실을 최적으로 배분한다. 이런 기술이 도심에 비어 있는 부동산 자원과 결합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미분양 아파트와 공실 오피스텔을 부동산 시장의 골칫거리로만 여길 게 아니라 오히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훌륭한 숙박 자원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관광객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에 양질의 숙소를 제공하고, 자산 소유자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게 하며, 지역사회에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선순환 구조가 생겨날 것이다. K컬처의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한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외국인들의 열망은 뜨겁다. 이 절호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모아 규제를 과감히 개선하고 도심 유휴 숙박시설의 활용에 대해 전향적인 검토와 지원을 해주기를 바란다. 도심 속 숙박 대란은 거대한 토목공사가 아니라 AI에 기반한 혁신 기술과 유연한 사고로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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