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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힘 빠지는 기재부…‘기재부 전성시대’ 무너졌다[세종NOW]

관세청장에 내부 인사 발탁

비(非)기재부 인사 중용에 내부 허탈감

통계청·조달청도 ‘기재부 패싱’ 가능성

공석인 성장경제비서관도 비기재부 가능성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차관급 추가 인선을 단행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사진 제공=대통령실.




이재명 정부 들어 기획재정부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다. 장관급 국무조정실장에 이어 차관급 관세청장까지 내부 승진 인사에 자리를 내주면서 기재부 고위직의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는 평가다. 내부에서는 공석인 조달청장, 통계청장 등 나머지 외청장과 한국수출입은행장 같은 산하기관장 역시 기재부 출신을 의도적으로 배제할 수 있다는 위기론이 팽배하다.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신임 관세청장에 이명구 관세청 차장을 임명하면서 기재부 내부적으로 허탈감과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명구 신임 관세청장은 서울세관장과 부산세관장, 조세심판원 상임심판관 등을 역임한 인물로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관세 전문가로 비(非)기재부 인사다. 내부 출신이 관세청장에 발탁된 것은 2019년 12월 문재인 정부의 노석환 전 청장 이후 5년 7개월 만이며 2000년대 이후 역대 네 번째 사례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조직 내 승진이 아니라 기재부 1급→외청장→차관이라는 전통적 승진 트랙에 균열이 간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 받는다. 임재현·윤태식·고광효 등 최근 세 명의 전임 관세청장은 모두 기재부 세제실장을 거친 인사였다. 지난 윤석열 정부 당시에는 관세청장, 조달청장, 통계청장 등 외청장 자리를 기재부 출신이 도맡아 기재부 독식이라는 평가까지 나왔지만 현 정부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며 기재부 소외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 장관급 국무조정실장 자리도 내부 인사인 윤창렬 실장이 발탁되면서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 국무조정실장은 2013년 조직 개편 이후 줄곧 기재부 출신들이 맡아온 대표적 기재부 라인 자리였다. 거기에다 대통령실 경제성장수석 산하 성장경제비서관 자리가 아직까지 공석인데 기재부 출신이 못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이에 기재부 내부에서는 “이 자리가 타 부처나 학계 인사에게 넘어가면 사실상 기재부는 경제 컨트롤타워로서의 상징성마저 흔들리는 셈”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관가에서는 기재부 내부 직원의 사기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기재부의 한 중간급 간부는 “과장, 국장들뿐 아니라 사무관들도 허탈해하는 분위기”라며 “최근 잇따른 고위급 인사를 보면 기재부 위상 자체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남은 외청장 중 통계청장과 조달청장 인선에도 기재부 출신 발탁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현 정부의 인사 스타일을 고려하면 내부 승진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변화의 이면에는 기획·예산의 총괄 부처인 기재부에 대한 현 정부의 견제 기류와 부처별 전문성을 중시하는 인사 철학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재부가 예산, 세제, 인사까지 정부 정책의 허리를 장악한 슈퍼부처였지만 최근에는 소외를 받는 느낌이 강하다”며 “예산·세제까지 기능이 나뉘며 부처 분리가 될 경우 기재부 위상은 더욱 더 떨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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