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유세 중 벌어진 암살 시도에 대해 “잊을 수 없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의 생명을 구한 비밀경호국 저격수의 정체도 처음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총격 사건 1주년을 앞두고 며느리 라라 트럼프와 대담을 진행하며 그날의 충격을 되짚었다.
그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처음엔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며 “운 좋게 몸을 숙였고 주변에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격수를 ‘데이비드’라고 소개하면서 “5초도 안 돼 원거리에서 단 한 발로 범인을 사살했다”며 “그가 없었다면 상황이 훨씬 나빴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보 당국의 대응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면서도 “범인이 숨어 있던 건물에 사전 배치된 인원이 없었다는 점은 분명한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경호 인력은 모두 능력있는 사람들”이라며 “그날은 그저 그들에게 운이 따르지 않은 날이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지난해 7월 13일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유세 도중 총격을 받았다. 범인은 20세 남성 토머스 매슈 크룩스로 트럼프는 오른쪽 귀 윗부분에 부상을 입었다. 현장에서는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트럼프는 총격 후 피를 흘린 채 손을 치켜들며 지지자들에게 응답했고 이후 귀에 밴드를 붙인 모습으로 공화당 전당대회에 등장해 ‘강한 지도자’ 이미지로 부각됐다. 반면 당시 경쟁자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노쇠한 모습이 부각되며 사건 열흘 뒤인 7월 21일 전격 사퇴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총격 발생 26초 만에 저격수가 범인을 사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크룩스는 총 8발을 발사했고 첫 발 이후 11초 만에 저격수가 그를 포착했으며 15초 뒤 사살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비밀경호국(SS)은 사건 당시 경호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직원 6명을 정직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CBS 등 미국 언론은 지난 9일 이들 중 일부가 최대 42일까지 무급 정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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