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자진 사퇴를 다시 한 번 요구했다. 젠더 관련 주요 정책들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강 후보자의 자질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권 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강 후보자는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장관직을 맡으려 하는 것이냐”며 “여성 의제를 뒤로 미루는 태도로는 여성가족부를 이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 후보자가 비동의 강간죄, 포괄적 성교육, 차별금지법, 생활동반자법 등 젠더 분야 핵심 정책들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먼저”라는 입장을 반복한 점을 문제 삼았다. 권 대표는 “강 후보자의 말은 피해자들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비동의 강간죄를 두고 “21대 대선 기간 여성들이 가장 간절히 바랐던 정책 중 하나”라며 “해당 정책을 공약한 후보를 보고 ‘죽지 않아도 되겠다’고 말한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목소리가 강 후보자에게는 들리지 않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사회적 합의를 운운한 정치인 중 그 합의를 앞장서 만들어온 정치인은 없었다”며 “이는 사실상 ‘하지 않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시민들은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 대표는 “딥페이크 성범죄, 왜곡된 성 인식, 차별받는 소수자들의 고통이 지금도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강 후보자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식 임명도 되기 전에 일부 남성들과 보수 교계의 눈치를 보며 정책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인물에게는 기대할 것이 없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민주노동당은 앞서 11일 성명을 내 “갑질한 여성가족부 장관이라니 어불성설”이라며 강 후보자의 장관 내정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한편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14일 오전 10시 시작돼 15일 자정이 넘도록 이어졌으나 여야 간사의 합의 불발로 차수 변경 없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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