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주식 거래 시간을 24시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24시간 운영되는 가상자산 시장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전통 금융시장도 변화를 모색하는 양상이다.
2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LSEG가 거래 시간 연장을 추진하기 위해 기술적 인프라 및 법률 규제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런던거래소의 공식 거래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다. 한 관계자는 “LSEG는 24시간 거래든 단순 연장이든 (거래 시간 확대에 대해)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이 사안과 관련한 정책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FT에 전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거래 시간 연장이 핵심 화두로 급부상 중이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젊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의 주요 세력으로 부상하면서다. 특히 최근 거래량 급증으로 영향력이 높아진 가상자산 시장이 24시간 돌아가는 구조라는 점도 전통 금융권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미국의 주요 증권거래소들은 24시간 거래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등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거래 시간 연장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 거래소는 미국 전체 주식 거래량의 약 40%를 차지할 만큼 업계 내 영향력이 상당한 곳으로 평가된다. 미 당국은 산업 전반에 걸친 영향을 점검한 뒤 최종 승인을 내릴 방침이다.
다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거래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새벽 등 거래량이 급감하는 시간에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비판 또한 많다. 유럽증권거래소연맹(FESE)은 지난 5월 “장시간 거래가 소매 투자자 유치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이러한 모델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거나 바람직한지는 미지수”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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