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 관광시장이 오랜 부진을 딛고 여름철을 맞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여름 휴가철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수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 누적 수는 711만 16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9% 줄었으나 지난달부터 월별 방문객 수가 반등세로 전환된 점은 긍정적 신호로 평가된다.
올해 초부터 5월까지 제주 방문객 수는 꾸준히 감소했다. 1월은 전년 대비 6.6% 줄었고, 2월은 18.2%, 3월 13.9%, 4월 7.4%, 5월 1.2% 감소세를 이어갔다. 국내 정치 불안과 경기 침체 영향으로 내국인 관광객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6월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6월 한 달간 제주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했고, 7월에는 7.4%까지 늘어나 여름 성수기 효과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오는 7월 25일부터 8월 10일까지 하계 휴가철 기간 동안 제주공항에 총 8697편의 항공기가 운항할 예정이며 약 158만 명이 제주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 증가한 수치로, 하루 평균 512편, 9만 3000여 명이 공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회복세는 대선 이후 안정된 국내 정치 상황과 경기 활성화 기대, 그리고 지자체의 적극적인 여행 촉진 프로모션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제주도는 6월부터 15명 이상 단체 관광객에게 제주공항 도착 시 1인당 3만 원 상당 지역화폐 '탐나는전'을 지급하는 현금성 지원 정책을 시행 중이다. 3~4월 두 달간 탐나는전 QR 결제액은 24억 원을 기록하며 높은 호응을 얻었다.
또한, 제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중국과 일본 등 주요 도시와 제주를 연결하는 직항편 확대와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흥행 영향으로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 관광객 수는 14.2% 늘었고 7월에는 40%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관광객 유치뿐 아니라 바가지요금 근절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4월에는 '가성비 높은 제주 관광 만들기' 민관 협의체가 출범했으며 바가지요금 신고센터도 운영 중이다. 그 결과 관광호텔 평일 숙박료는 10만 원 이하로 떨어졌고 유명 관광단지 내 한식당 1인분 가격은 기존 7만 원대에서 3만 원 이하로 크게 낮아졌다. 또한 올해 여름 제주 해수욕장 편의시설 대여료도 작년과 동일하게 파라솔 2만 원, 평상 3만 원 등 절반 이하 수준으로 책정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수도권 주요 지하철 노선을 활용한 온·오프라인 제주 여행 홍보 마케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관광객이 편안하게 제주를 즐길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4월 '비계 삼겹살'논란으로 촉발된 제주 관광 기피 현상은 올해까지 영향을 미쳐 1월 방문객 수가 코로나19 시기 수준인 100만 명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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