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생산직 야근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해 ‘장시간 야간 근로’를 없앤다. 사망 사고가 수차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야간 근로 등을 문제로 지적한 데 따른 조치다.
SPC그룹은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긴급 개최하고 생산 시스템에 대한 전면 개혁에 나선다고 밝혔다. SPC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인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라며 “각 사가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 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말했다.
이는 25일 경기도 시흥시 소재 SPC삼립(005610) 시화공장에서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에서 야간근로와 노동강도 등이 연달아 발생한 사고의 문제로 지적된 데 따른 조치다. 앞서 2022년 10월에는 SPC그룹 산하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2023년 8월에는 샤니 성남공장에서, 올 5월에는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화공장을 찾은 이 대통령은 최근의 사망 사고의 발생 시간과 교대 시간 등 사건 경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었다. 이 대통령은 주 4일 오전·오후 7시 30분에 맞교대하는 방식으로 3조 2교대 근무가 이뤄진다는 설명에 “노동 강도가 너무 세서 밤에는 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 사고가 모두 새벽에 발생한 점과 관련해 “일주일에 나흘을 밤 7시부터 새벽 7시까지 풀로 12시간씩 일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SPC그룹은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기 위해 제품 특성 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는 방식으로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할 계획이다.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이번 근무제 개편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전환 과정에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육과 매뉴얼 정비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인 개선과 투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발표 후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생명을 귀히 여기고 안전을 위한 비용을 충분히 감수하는 사회가 돼야한다는 바람과 당부를 전한 지 이틀 만에 변화로 답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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