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무더위때 건설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해 도입된 ‘폭염 휴식’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이달 25~27일 건설노동자 976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폭염특보 발령 시 휴식이 잘 지켜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42.7%만 잘 지켜지고 있다고 답했다. 보통이라는 답변이 24.5%,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답변은 32.9%였다.
응답자의 53.6%는 3년간 폭염으로 본인이나 동료가 실신하는 등 이상징후를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폭염 때 본인에게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어지러움이 58.9%를 차지했으며, 과도하게 땀을 흘림(48%), 땀띠(44.2%), 메스꺼움(32.9%), 근육 경련(29.4%) 등이 뒤를 이었다.
폭염으로 작업중단을 요구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80.3%가 요구한 적 없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로 '현장에서 쫓겨날까봐(28.8%)'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또 건설노동자 65.1%는 2시간에 20분의 정기 휴식에 대해 '매 2시간은 너무 길다. 1시간마다 쉬어야 한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달 17일부터 체감온도 33도 이상인 경우 근로자에게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 시간을 부여하도록 하는 규정을 포함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시행하고 있다.
건설노조는 "건설 경기 침체와 노조 탄압의 여파 등으로 더워 죽는 것보다 굶어 죽는 게 더 무서운 건설 노동자들은 '뜨겁다' 소리 한번 못하고 중노동을 버텨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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