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4회 연속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줄었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지난 1월 기준금리를 0.5%로 인상한 이후 이번까지 총 4번(3월, 4월, 6월, 7월)의 회의에서 연속으로 금리 유지를 결정했다.
지난 6월 회의까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일본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불확실성을 이유로 3차례 인상을 보류했다.
최근에는 미일 양국이 자동차를 포함한 일본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5%로 내리기로 합의하면서 일본은행 내부에서 불확실성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도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미일 합의에 대해 “큰 진전”이라며 “일본 경제에 있어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완화로 이어진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관세 합의가 기업 수익 등에 미치는 영향이 충분히 데이터에 나타나지 않아 시간을 두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관세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아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경제와 물가에 대한 최신 전망도 발표했다. 9명의 위원 중앙값을 보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실질 성장률을 기존 0.5%에서 0.6%로,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2.2%에서 2.7%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이는 일본은행의 물가 목표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NHK는 “쌀 등 식료품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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