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죽였다는 등 긴급전화 112에 1년 동안 2600여 건의 허위신고를 한 60대가 결국 구속됐다.
경남경찰청은 상습·악성 112 허위신고 집중단속(7월~8월) 기간에 김해와 거창에서 피의자 2명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붙잡아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김해에 사는 60대 A 씨는 이달 16일 오후 2시 30분부터 오후 7시 14분 사이 ‘사람을 죽였다’, ‘방금 사람을 찔러 죽였다’는 등 5시간 사이 114차례에 걸쳐 허위 신고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커피 배달해 달라”는 등 장난전화를 하거나 “사람을 칼로 찔렀으니 경찰차를 보내달라”고 허위신고했다. 또 사회에 대한 불만을 112상황실 근무자에게 토로하기도 했다.
출동한 경찰관에 현장에서 체포된 A 씨는 거짓 신고로 여러 차례 벌금 등 처분을 받고도 허위신고를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거창에서 ‘괴한에게 폭행당했다’는 등 올 2월부터 6월까지 363차례에 걸쳐 허위신고를 한 50대 B 씨도 붙잡혀 구속됐다. B 씨는 허위신고 외에도 술을 마신 상태에서 동네 주민을 나무 지팡이로 위협하며 돈을 빌려달라고 하거나, 상갓집에서 술을 더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흉기를 꺼내 위협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이웃의 집에 함부로 들어가서 물건을 마음대로 가져가는 등 각종 주취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경찰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꺼린 주민들 상대로 탐문·설득을 거쳐 여러 건의 피해 진술을 확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22일 거창읍 한 식당에서 B 씨를 검거했다.
김성희 경남경찰청장은 “주취 폭력과 상습·악성 112 허위신고 행위는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기초질서를 어지럽히는 대표적인 민생침해범죄”라며 “입체·종합적 수사로 엄정 대응하고 치료가 필요하면 의료·재활 기관 연계 등 회복적 형사 활동도 병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질적 주취 폭력 행위를 엄벌하려면 피해진술 확보가 꼭 필요하므로 경찰을 믿고 적극적으로 신고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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