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도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관세 부과 경고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것을 두고 “행동이 역겹다”며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탓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인이 일주일에 7000명씩 사망하고 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로켓으로 도시와 마을을 공격해 민간인도 숨지고 있다”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내가 제시한 휴전 협상 시일이) 8일 정도 남았다”며 “우리는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는 러시아가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하는 바람에 어린이 1명을 포함한 최소 6명이 사망하고 52명이 다쳤다. 티무르 트카츠헨코 키이우 군사행정청장은 이날 밤새 이어진 러시아의 공격으로 키이우 내 4개 구역의 27개 지역이 피해를 봤다며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키이우의 9층짜리 아파트 일부가 공격으로 붕괴됐으며 키이우 전역에서 다수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러시아를 향해 “50일 이내에 평화를 이루지 않으면 러시아뿐 아니라 러시아와 교역하는 국가에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시한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다가 지난 29일에는 그 기한을 10일로 줄이면서 새로운 시한을 8월 8일로 재설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가 러시라를 괴롭힐지는 모르겠다”며 “나는 누구보다 제재, 관세 등에 대해 더 잘 알고 있고 그것에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제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현재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이후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날 UN 주재 미국 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8월 8일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에 합의해야 한다며 양국에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핀란드에서 열린 헬싱키 협약 체결 50주년 기념 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세계가 러시아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이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이웃 국가들의 불안정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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