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급감과 부채 증가로 경영난에 빠진 프랑스 명품 그룹 케링이 해결사로 영입한 루카 데 메오 전 르노 최고경영자(CEO)가 입사 환영 보너스로만 2000만 유로(약 320억 원)를 받게 된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몽드에 따르면 구찌·생로랑·보테가 베네타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케링은 오는 9월 9일 임시 주주총회 안건으로 메오 전 CEO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안을 상정했다.
이는 메오 전 CEO가 르노를 떠나며 포기한 주식에 대한 보상으로, 보너스의 75%는 현금, 25%는 케링 주식으로 지급된다. 단 5년 이내 그룹을 떠나거나 해고될 경우 주식은 회수될 수 있다.
메오 전 CEO의 고정 연봉은 220만 유로(약 35억 원)이며 일정 성과 달성 시 484만 유로(약 77억6000만 원), 목표 초과 달성 시 최대 660만 유로(약 105억8000만 원)를 성과급으로 받을 수 있다.
고정 연봉과 성과급을 합하면 최대 880만 유로(약 141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연봉과 성과급 총액의 150%에 해당하는 성과 기반 주식 보상도 추가된다.
오는 9월 15일 취임하는 메오 전 CEO는 거액의 보너스와 연봉을 받는 만큼 케링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야 한다. 케링은 지난달 29일 실적 발표에서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4억7400만 유로(약 76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6% 급감했다고 밝혔다. 그룹의 주력 브랜드인 구찌 매출은 전년 대비 26% 감소한 30억 유로(약 4조8000억 원)에 그쳤다.
케링은 구찌 실적 부진으로 수년째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매출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부채 규모가 100억 유로(약 16조 원)를 넘어서며 신용등급 강등 위험에 직면했다. 그룹 주가도 최근 3년간 약 70% 하락해 시가총액은 210억 유로(약 33조7000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케링은 2020년 르노 CEO 취임 후 제품 포트폴리오와 비용 구조를 혁신해 르노를 업계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평가를 받는 메오 전 CEO를 구원투수로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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