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검색 대세화를 이끌어온 스타트업 퍼플렉시티가 구글에 웹브라우저 크롬 인수 제안을 보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뉴럴링크’를 겨냥해 뇌신경과학 스타트업을 차릴 계획이다. 실리콘밸리에서 ‘골리앗’을 향한 ‘다윗’의 도전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구도다.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퍼플렉시티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에게 크롬 인수 의사를 담은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인수가액은 345억 달러로 퍼플렉시티의 현 기업가치 180억 달러의 두 배에 육박한다. 퍼플렉시티는 외부 투자자가 거래 대금을 지원한다며 “반독점 조치를 충족하도록 고안한 제안”이라고 했다.
구글이 최근 미 법무부와 검색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하며 크롬 강제 매각 가능성이 불거지는 와중에 예비 매수자가 등장한 것이다. 미 법원은 이달 1심 판결을 할 예정이다.
구글이 인수 제안을 자발적으로 수락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와 관련해 WSJ는 “퍼플렉시티의 제안은 판사에게 ‘구매 의사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퍼플렉시티는 최근 인공지능(AI) 웹브라우저 ‘코멧’을 내놓고 관련 시장에 본격 진출한 바 있다. 역시 AI 브라우저를 준비 중인 오픈AI 또한 올 4월 크롬이 매물로 나온다면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 AI 기업이 크롬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브라우저가 인터넷에서 핵심인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AI 시대를 맞아 사용자 데이터 수집·활용뿐만 아니라 AI 에이전트 구현의 주요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그간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많은 기업이 브라우저를 출시했으나 크롬의 아성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시장조사 기관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글로벌 PC·모바일 브라우저 시장 내 크롬 점유율은 67.94%였다.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트먼이 AI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머지랩스’를 공동 창업하고 거액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올트먼은 과거 “이르면 2025년 머지(병합)의 순간이 올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FT는 “머지랩스가 머스크의 뉴럴링크와 직접 경쟁하게 돼 두 억만장자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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